양종희(왼쪽)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각사 제공

KB금융(105560)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금융지주사는 연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 포함을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율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오는 24일과 29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을 발표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KB금융이 단기간에 주주환원율을 50% 이상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KB금융의 주주환원율은 37.7%였다.

이미 올해 KB금융의 주주환원율은 50%에 근접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업계 최초로 총액기준 분기별 균등 현금배당과 예상 가능한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도입했다. 주주가 1년에 얼마나 현금배당을 받을지 예상할 수 있도록 연간 현금배당액을 정해 공시하고 이를 분기별로 균등하게 나눠 주겠다는 것이다. KB금융의 연간 배당금은 총 1조2000억원으로 분기당 3000억원에 달한다. 1분기 3200억원, 2분기 4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도 단행했다. 올해 추진한 주주환원 규모만 1조9200억원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특정 기간이 아닌 일정 지표가 충족되면 총주주환원율이 단기간에 50%를 크게 웃돌 수도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자본비율 개선을 토대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의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의 3분기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15%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금융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금융 당국은 11.5%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의 자체 목표는 13% 이상이다.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이 금융 당국과 자체 목표치를 상회하는 만큼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9월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사옥 출입기자실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하나금융은 지난해부터 주당 600원씩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배당 규모는 총 3500억원이었다. 또 올들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환율 하락과 대출 성장 관리를 통해 개선된 보통주자본비율로 밸류업 자율공시에 대한 기대감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두 금융지주사의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지난달 발표된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밸류업 지수는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가치 제고 지원 방안의 인센티브 차원에서 마련됐다. 한국거래소는 지수에 편입된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리밸런싱을 내년 6월에 진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연내 리밸런싱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두 금융지주사가 지수 편입을 위해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이후 KB금융은 약 19%, 하나금융은 약 8%씩 주가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