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뉴스1

주택연금 가입자가 최근 두 달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택연금 가입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의 월 지급금은 가입 당시 주택 가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집값이 고점일 경우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연금은 내 집을 담보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으로 받는 금융 상품이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담보로 제공하는 주택이 공시가격 12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7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는 지난 7월 1066건으로 전월 대비 26.3% 감소했다. 8월에도 신규 가입자는 1056건에 그치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주택연금은 올해 들어 가입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올해 월평균 주택연금 신규 가입건수는 1305건에 달했다. 지난 3월에는 1606건까지 가입건수가 늘기도 했다.

주택연금의 신규 가입 건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시장에서 집값 상승 가능성을 크게 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통상 부동산 가격이 고점인 시기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주택연금 가입 당시 주택의 가치 평가를 통해 월 지급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을 때 가입하는 것이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집값이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가입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주택연금의 중도 해지 건수도 늘고 있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주택연금을 중도 해지하는 건수는 100건대를 기록한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중도 해지 건수는 300건을 넘겼다. 중도 해지 건수는 7월 376건을 기록한 데 이어 8월에는 356건으로 집계됐다. 7월 중도 해지 건수는 2021년 11월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주택연금 중도 해지 건수가 늘어난다는 것 역시 집값 상승을 점친 사람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택연금을 해지하면 기존에 받았던 연금과 이자를 되돌려줘야 하지만,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이 반환분을 모두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 통상 집값 상승기에 주택연금 중도 해지가 늘어난다.

다만, 금융 당국은 주택연금 가입자가 추세적으로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주택연금 목표치를 3조38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치(2조3900억원)의 14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