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9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현저히 둔화됐다. 은행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9일 기준 728조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725조3642억원)과 비교하면 2조7227억원 증가했다.

현재까지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월 증가 폭 대비 27% 수준이다. 지난 8월에만 가계대출 잔액은 9조6259억원 늘었는데, 이는 2020년 11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 지금의 증가 속도라면 9월 전체 증가액은 4조100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는 8월 증가 폭 대비 43% 수준이다.

주담대 신규 취급액 증가 속도도 줄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에서 이달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4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신규 취급액 규모를 비교하면 8월의 64% 수준이다.

9월의 가계대출 증가가 주춤해진 배경엔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 조치들이 있다. 최근 은행들은 주택 보유자의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대출 억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억누르고 있다. 또한 9월 중 추석으로 평일 3일이 연휴에 포함된 것도 가계대출 소강상태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10월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사이클이 시작된 만큼 한국의 시장금리도 인하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