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1주일 간 주담대 증가 폭은 전주 대비 다시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가계대출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지난달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최대 증가 폭인 8조9115억원을 기록했던 지난달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된 수치다.
이달 들어 5대 은행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2조690억원(725조3642억원에서 727조4332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2조69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7월부터 대출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주담대 한도·만기 축소 등에 나서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일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지난달 ‘대출 막차’ 수요가 쏟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1주일 간 기준으로 보면 주담대 증가 폭은 다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5대 은행의 지난 5일까지 주담대 증가 폭은 8835억원이었는데, 6일부터 12일까지는 1조2937억원으로 증가했다. 1영업일 기준 증가 폭이 2209억원에서 2587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흐름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는 데다, 이사철 수요와 금리 인하 전망 등 대출이 다시 늘어날 만한 요인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장기화 여부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단기적인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모두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