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에서 올해 상반기 38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이 발생했다. 대손충당금을 4000억원 가까이 쌓고 동시에 이자수익이 줄어들어 손실 폭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올해 상반기 업계 실적을 발표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상반기에 380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1543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 226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965억원)과 비교하면 손실 폭이 2839억원 증가했다.
중앙회는 업계가 여신 사업 규모를 줄이면서 이자수익이 줄어들었다고 손실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상반기 이자수익은 4조88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4331억원) 대비 5461억원 줄어들었다.
대손충당금 적립도 규모도 커지면서 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중앙회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업계는 상반기에만 396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전했다. 업계의 부동산 PF 대출은 16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부실우려(D) 등급 판정을 받은 자산은 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실우려(D) 등급은 개편된 4단계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중 가장 사업성이 낮은 단계를 뜻한다.
업계는 대규모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비축해뒀다. 자산유동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법정 기준 대비 2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 비율도 법정기준(100%)을 크게 웃도는 231.79%로 나타났다.
다만 중앙회는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화경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말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적자 폭이 더 커지지는 않을 테지만 향후 1년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동성 측면에서 업계가 손실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