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국회가 간편결제 사업자의 천편일률적인 수수료 공시에 대해 지적했다. 간편결제 사업자의 특성에 따라 부과하고 있는 수수료의 종류와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최종수수료만 공시하다 보니 적정 수수료에 대한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올해 하반기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에 대한 개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27일 국회입법조사처의 ‘2024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에 대해 간편결제업체의 사업 구조나 수수료 성격 등이 달라 동일 선상에서 수수료를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공시 대상 업체들이 하는 사업이나 수수료율 산정 구조 자체가 달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똑같이 공시해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간편결제업자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간편결제 수수료가 ‘깜깜이’로 결정돼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간편결제 수수료 자율공시를 시작했다. 공시 의무가 있는 업체는 네이버파이낸셜, 쿠팡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거래 규모가 월평균 1000억원 이상인 곳이다. 이 사업자들은 가맹점 연매출에 따라 ▲영세(3억원 이하) ▲중소1(3억원 초과~5억원 이하) ▲중소2(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중소3(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으로 구분해 수수료율을 공시한다.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간편결제 수수료 부과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계속됐다. 간편결제업자별 특성이 달라 수수료 부과 구조 자체가 다른데 수수료 공시는 동일한 기준으로 하다 보니 정확한 업체 간 수수료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수수료 비교가 직접적으로 힘들다 보면 간편결제업체들이 자율적·경쟁적으로 수수료를 내리려는 노력을 할 이유도 없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예를 들어 쿠팡페이의 경우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를 제공하고, 쿠팡으로부터만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 쿠팡의 입점업체로부터는 카테고리별 판매 수수료 외에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아서 다른 업체들과의 직접적인 수수료 비교가 어렵다. ‘배달의 민족’ 우아한형제들의 경우에는 PG업체의 결제망을 쓰는 2차 PG업체로 분류돼 PG업체에 내는 수수료율을 포함해 수수료 공시를 하고 있다. PG업체에 수수료를 내는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2차 PG업체와 쿠팡페이와 같은 PG업체의 수수료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공시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회는 구체적 수수료율 산정기준 관련 정보 제공과 사업 구조나 수수료 성격을 고려한 공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가맹점이 부담하는 결제 수수료율을 투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상세한 수준의 공시를 강화하고, 신용카드사나 상위 PG사 등 타사 몫의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간편결제 사업자 몫의 수수료를 공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업종을 따로 묶어서 분리 공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이러한 지적에 따라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 당국은 자율공시 자료의 정확성을 확인한 뒤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제도 수정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