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최근 예·적금 금리가 내려가면서 고금리 ‘파킹통장’을 찾는 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는 등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7월부터 시중은행이 잇따라 고금리 파킹통장을 출시하자 저축은행도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고 있다.

파킹통장이란 요구불예금의 하나로 짧은 기간 돈을 넣어두고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통장을 말한다. 잠시 주차하듯이 돈을 맡겨놓는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기 때문에 조건이 유리한 쪽으로 자금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은행 입장에서는 주거래고객과 수신 확보에 파킹통장이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파킹통장인 ‘SC제일 Hi통장’은 최고 연 4.0% 이자를 준다. 이 통장은 기본금리 0.10%에 우대금리를 최고 3.90% 추가로 제공한다. 신규 고객 대상 우대금리는 올해 말까지는 3.40%포인트를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잔액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잔액이 1억원 미만이면 2.40%포인트, 1억~3억원은 2.90%포인트, 3억원 초과 시 3.40%포인트를 준다.

급여를 받는 직장인이라면 200만원 한도로 최고 연 3.00%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하나은행 달달 하나 통장을 고려해 볼만 하다. 기본금리 0.10%에 전월 급여실적이 있으면 연 1.90%포인트 우대금리가 붙는다. 올해 말까지 가입한 선착순 30만명에게는 가입 후 1년 동안 1.00%포인트 특별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달달 하나 통장은 급여실적만 있으면 모든 이체 수수료, 출금 수수료, 타 은행 ATM을 통한 출금 수수료까지 면제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특판상품으로 파킹통장 머니박스를 출시했다. 머니박스는 입금한도 2000만원에 최고 연 3.00%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연 1.00%에 급여이체 실적, 연금수급 실적, 카드 및 간편결제 결제대금 출금 중 한 가지 실적만 있어도 우대금리 연 1.00%포인트를 준다. 여기에 최초 고객 7만명 대상 1.00%포인트 특별우대금리까지 제공된다.

일러스트=손민균

시중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축은행도 고금리 파킹통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7일 사이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판매하고 있는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0.30%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금리 조정으로 해당 상품의 금리는 최고 연 3.20%로 인상됐으며 1억원까지 해당 금리가 적용된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OK파킹플렉스통장을 새로 단장해 출시했다. 이 통장은 500만원 이하에 대해선 최고 연 3.50%의 금리를 적용하며 3억원 이하 예치금에는 최고 연 3.00%를 준다. 고액 예치금에도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500만원 이하 소액에도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또 다른 상품 OK짠테크통장은 기본금리 1.00%에 예금액 50만원 이하면 7.00%포인트, 50만원 초과 시 3.30%포인트, 1억원 초과 시 1.00%포인트 우대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위비파킹플러스정기예금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통장은 파킹통장과 정기예금을 결합한 상품이다. 최고 연 3.70%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지만 중도 해지해 파킹통장처럼 사용해도 연 2.20%의 기본금리가 적용된다.

최근 파킹통장의 매력이 높아진 데는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의 준거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3.706%에 달했으나 지난 1일 3.372%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예금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예금금리(단리·12개월 만기)는 최고 연 3.35~3.45%로 지난 6월 연 3.42~3.54%에서 상단 0.09%포인트, 하단 0.07%포인트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초단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어 이에 맞춰 은행권에서 고금리 파킹통장을 다시 속속 출시하는 분위기다”라며 “다만 상품별로 우대 조건이 다른 만큼 소비자들은 상품 내용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