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지기 2년 전부터 금융감독원은 티몬·위메프의 경영개선 계획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기업 상장과 7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경영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금감원에 보고해 왔다. 그러나 두 회사가 제출한 계획 중 주요 내용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티몬·위메프와 지난 2022년 6월 17일 및 2023년 12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경영지도비율 개선을 위한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었다. 두 차례의 MOU를 맺으면서 티몬·위메프는 금감원에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두 회사가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에는 2~3년간의 경영개선 계획이 분기별로 명시돼 있다.
양사는 공통으로 신규 투자금 유치, 해외 판로 확대, 해외직구 거래액 증대 등을 경영개선 계획에 명시했다. 두 회사가 경영개선 계획에 밝힌 투자 목표 금액은 티몬이 2050억원, 위메프가 5200억원으로 총 7250억원이다. 양 사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도 겸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 부분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사별로 보면 티몬은 2023년 4분기에 상장 혹은 합병, 2024년 3분기에 중국 및 동남아 시장 개척 등을 계획으로 제출했다. 또한 정부 기관 투자 사업을 따내고 모기업인 큐텐과 관계사 큐익스프레스를 통한 부가적인 투자도 기대했다.
위메프는 강도 높은 인력 감축을 약속했다. 위메프는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3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광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위메프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00만명으로 끌어올리는 등의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티몬·위메프가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 중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이행이 지켜지지 않았다. 티몬은 지난해 4분기 중 상장을 약속했으나 상장 추진은 무산됐다. 오히려 2022년 9월, 티몬은 큐텐에 인수된 뒤 티몬의 기술 및 재무 관련 부서가 큐텐 관계사에 흡수된 채 판촉 전담 조직으로 전락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큐텐이 싱가포르 기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수단으로 티몬·위메프를 사용하느라고 이런 구조 개편을 시행했다고 본다.
신규 투자도 없었다.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큐텐의 티몬 인수 이후 밝혀진 티몬의 투자 유치는 없다. 위메프 역시 지난해 큐텐에 인수된 이후로 추가 투자 유치는 없었다. 양사는 7250억원 투자 유치로 경영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것이다.
주요 경영개선 계획 중 지켜진 사안은 위메프의 인력 감축안밖에 없었다. 위메프는 2022년 1000명가량의 인력을 운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위메프 인력은 400명대로 추정된다. 기존에 약속했던 300명 감축 인원의 두 배 수준의 인력을 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