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는 클라우드로 빅데이터 플랫폼을 전환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에서 데이터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는 김홍종 팀장은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의 정보를 빅데이터에 수용했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1일 서울 을지로4가 케이뱅크 본사에서 김 팀장을 만났다.
최근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국내 금융권의 클라우드 서비스 또한 성장세를 보였다. 클라우드란 광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가상화된 서버와 서버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정보기술(IT) 환경을 의미한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인터넷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대비 2022년의 금융권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건수는 약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요 은행은 물론 보험사, 증권사까지 다양한 금융사가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2021년 금융업계 최초로 기존의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했다. 적은 비용으로 서버 처리 능력을 높여 클라우드 전환이 쉽도록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4번째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도입했고 올해 초에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방식의 시스템 환경을 자체 구축했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국내 최대 규모 IT컨퍼런스인 AWS서밋 서울2024 세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팀장과 일문일답.
—클라우드는 어떻게 도입하게 됐는가.
“2022년에 온펌(on prem)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의 고도화 계획이 있었다. 기존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로는 계속 증가하는 데이터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기존 플랫폼은 아키텍처 특성상 용량을 증가하려면 컴퓨팅 자원도 함께 늘어나야 했다. 또 인프라 관리 측면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디스크 오류가 생겼고 이를 교체하는 것도 업무에 지장이 갔다. 이를 해결하고자 빅데이터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전환했고, 앞서 언급했던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었다. 현재는 무제한으로 저장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운영관리 측면에서 부하가 해소됐다. 그리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이점도 있다. 빅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다른 IT서비스도 클라우드로 전환될 수 있는 도로가 뚫린다. 채널 시스템, MSA 등도 클라우드로 확산이 이루어졌고 현재도 준비하고 있는 클라우드 프로젝트가 다수 있다.”
—클라우드 도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금융권은 고객 자산을 다루는 곳인 만큼 법과 감독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케이뱅크 내에서 클라우드 전환을 처음 시도한 만큼, 담당자가 관련 법·규정을 출력해서 항상 끼고 다니며 숙지했다. 이제는 추진하는 동료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와서 서로 갑론을박하면서 규제를 잘 해석하고 지켜가며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처음이다 보니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지식과 경험 측면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역시 구성원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하고 부딪쳐 가며 역량을 쌓았다. 지금은 케이뱅크에 클라우드 전문가가 많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 자격증 취득자도 20명 가까이 된다.”
—은행은 기술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안정성도 중요하다. 케이뱅크는 어떻게 보강하고 있는가.
“세 가지 관점에서 말하고 싶다. 갑자기 많은 고객이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 몰리면 시스템이 과부하 돼 불안정해진다. 케이뱅크는 이를 대비해 채널계 시스템의 부하를 이중화해 분산했다. 더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에는 클라우드에 채널계를 확장해서 삼중 구성을 하고 있다. 또 트래픽제어를 추가해 더욱 안전하게 구성했으며 멀티클라우드로 확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도입한 MSA 역시 안정성을 높였다. 대부분 은행, 금융시스템은 모놀리식이라는 큰 덩어리의 아키텍처 구조를 가지는데 이것은 하나의 서비스가 오류나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MSA는 단위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올해부터 제3자 전문 테스터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신규 개발된 서비스나 잠재적인 서비스의 문제점을 빠르게 발견하여 제거하고자 한다.”
—방대한 고객의 데이터를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로 어떻게 제공하는가.
“우선 모든 데이터를 빅데이터와 데이터웨어하우스(DW)에 집중시키고 있다. 고객의 거래 원장부터 앱에서의 행동까지 안전하게 수집해서 중앙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 추출하여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출하는데 10분 이상 걸리던 작업이 고도화 이후 수초 내에 처리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더욱 빠른 고객 맞춤 서비스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추천기법 등 AI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고객에게 맞춤화된 콘텐츠를 추출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임직원이 누리는 편리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빅데이터가 고도화되기 이전에 임직원 데이터 사용률이 10% 수준이었다. 용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여러 직원이 사용하면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데이터양이 250% 늘어났다. 속도 역시 웬만한 처리가 수초 이내 가능해졌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금은 임직원의 40% 이상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고 데이터 업무와 다소 관계없는 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잘 활용하고 있다.”
—테크 리딩뱅크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 생성형 AI가 부상하고 있다. 아직 금융권에서는 개념증명(PoC) 또는 시범적용(Pilot)수준에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케이뱅크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KT, 업스테이지와 기술제휴를 해 생성형 AI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또 MSA를 더욱 활용해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가속화하려고 한다. 가령 하나의 단위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기존 서비스 구조에서 100의 시간이 걸린다면, MSA 구조에서는 50~70 수준이면 가능하다. 또 MSA는 오픈소스를 지향하기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이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싱글페이지앱(SPA)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지금은 고객이 접근하는 페이지가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전환할 시 간혹 로딩에 시간이 걸린다. SPA라는 기술을 도입해서 페이지로딩을 최소화하고 부드러운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될 예정이다.”
☞ 김홍종 팀장은
▲한화시스템 ICT 기술전략·R&D 매니저(2007~2019) ▲케이뱅크 핀테크R&D팀 매니저(2019~2022) ▲케이뱅크 Tech 금융기술Lab장(2022~2023) ▲케이뱅크 데이터서비스팀장(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