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기존 인터넷은행 3사들이 적잖은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의 경우 기대했던 몸값을 받기 힘들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고,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 와중에 금융당국이 인터넷 은행에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나선 상황이라 꼬인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이미지 / IT조선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중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함으로써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저점인 상황이라 가치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8월 상장할 당시 비교 사례가 없었던 데다, 금융업보다 정보기술(IT)업이라는 인식 덕분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을 7.3배나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것이 거품이었음을 확인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상장 초기 9만4000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이후 내리막을 거듭, 현재 2만원대 초반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PBR은 1.65배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자본총계(1조9183억원)에 단순 적용하면 케이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3조1600억원 수준이 된다.

이는 케이뱅크가 기대하는 기업가치인 6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에도 몸값이 기대 수준(7조원)의 절반 아래로 하락하자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카카오뱅크와 연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케이뱅크만의 성장 전략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는 등,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혐의로 벌금형 이상의 형이 나온다면, 카카오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 중 17.17%를 매각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1년째 마이데이터 서비스 및 신용카드 등 신사업 인가를 받지 못해,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카카오의 형사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신사업 심사를 보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 열린 회의에서도 심사 재개 여부를 검토했지만, 심사 중단이 유지됐다.

상장 직후 한때 9만4400원(2021년 8월)을 찍었던 주가는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10월 1만797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2만1250원(17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3만9000원에 비해 45.5% 하락했다.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를 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당국의 주담대 쏠림 현상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시기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지난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 취지인 혁신·포용과는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는 중·저신용대출 목표치인 30%를 돌파했다고 일제히 발표했다. 다만 이들 은행은 지난 2021년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이행 실적에 대한 관리·감독을 시작한 후에야 본격적으로 확대에 나선 바 있어,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IT조선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