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이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고 재출범한 5일 오전 대구 수성구 본점 외벽에 시중은행 전환 'iM뱅크'를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되고 있다. /뉴스1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DGB대구은행이 오늘부터 ‘iM뱅크’로 재출범했다. 새 시중은행 등장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이다. iM은행이 기존 시중은행의 과점 체계를 깨고 새로운 ‘메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이날 iM뱅크로 사명을 바꾸고 전국구 영업에 돌입한다. 또 모기업인 DGB금융지주의 계열사 역시 사명에 iM을 붙여 통일한다. 하이투자증권은 iM증권,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된다.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터너스도 iM을 사용한다. 다만 핀테크 기업 뉴지스탁만 특성을 살려 사명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그룹 브랜드와 일체화 하기로 했다.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함에 따라 iM은행은 영업망을 넓히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곳을 신설한다. 1호 오프라인 거점 점포는 강원도 원주로 정했다. 현재 iM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영업점(출장소 포함)이 198개인데 특히 지방은행이었던 만큼 대구·경북에 179개가 쏠려있다. 수도권은 9개이며 호남·충청·강원에는 영업점이 없다.

아울러 iM은행은 주요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를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오프라인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온라인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iM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비대면 플랫폼을 강화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은행권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 시중은행도 수도권 영업점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 발생하는 비효율로 고민하는 만큼 iM은행은 비대면 영업 전략을 새로 짤 수 있다.

지난달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앞 열린광장에서 은행 직원들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축하하는 현수막 앞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도 단위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기업금융(IB) 강화도 노린다. 거점 점포에는 일반 고객 대상 창구가 없으며 1인 지점장과 기업금융전문가(PRM)가 일한다. 1인 지점장은 은행 내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되며 PRM은 외부 경력자를 대상으로 뽑는다. 새롭게 점포를 여는 지역에선 지역을 잘 아는 PRM이, 기존 영업구역에선 1인 지점장이 거점 점포에 대기한다. 특히 기업대출의 경우 ‘관계형 금융서비스’를 추진해 당장 기업이 어렵더라도 기업의 미래 잠재력 등을 보고 대출을 내주거나 대출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다만 iM은행은 기존 시중은행과 체급 차이가 큰 만큼 당장 메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구은행의 지난 1분기 기준 총자산은 79조6290억원인 반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538조~643조원으로 7배가량 격차가 벌어져 있다. 원화대출 규모도 55조5744억원으로 업계 1위인 국민은행 343조7000억원의 16%에 불과하다. 대출 포트폴리오의 경우도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대출 비중은 8.7%에 불과하다. 대기업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15.0%)과 2배가량 차이가 난다.

iM금융지주는 대주주 증자를 통해 5년간 7000억원의 자본확충을 하기로 했다.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유보이익 등을 활용해 재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iM은행은 요구불예금을 확대하기 위해 시중은행 출범과 함께 연 20% 적금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