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사옥 모습. /연합뉴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 의결이 오는 30일 이뤄진다. 대주주의 감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기업개선계획은 수월하게 통과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태영건설의 모회사 티와이홀딩스의 연대 채무 유예는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며 기업개선계획 승인의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에 대한 채권단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계획 승인에 필요한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30일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에 대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금융 당국과 산은은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업개선계획 승인 과정에서 일부 채권단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결국은 기존 계획대로 결의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은 대주주 구주를 100대1로 감자하고, 워크아웃 전 대여금 4000억원에 대해 100% 출자전환, 워크아웃 후 대여금 3349억원에 대해 100%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금융 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2395억원)를 출자전환하고, 잔여 50%에 대해서는 3년간 상환유예 및 금리 인하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채권단의 대부분이 공공기업이거나 시중은행인 만큼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의 신용공여액 기준 의결권은 주택도시공사(HUG)가 25.70%로 가장 많다. 이어 ▲건설공제조합(23.46%) ▲주택금융공사(3.24%) ▲산업은행(2.65%) ▲서울보증보험(2.40%) ▲티와이홀딩스(1.84%) 순이다. 시중은행까지 합치면 전체 60%가 넘는 의결권을 가진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개선계획은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해야 승인된다.

지난 1월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현재 우리은행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채권단 협의기구인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에 ‘티와이홀딩스 연대 채무 청구를 3년 유예한다’는 안건을 기업개선계획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은 기업개선계획 승인의 변수다. 우리은행은 티와이홀딩스 연대 채무 36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별개 회사인 만큼 티와이홀딩스의 연대 채무 청구까지 3년을 유예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의결권이 1.10%에 불과해 기업개선계획 승인에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티와이홀딩스에 대한 채권을 행사하면 다른 채권자들 역시 채권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관료 출신인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수장으로 있는 만큼 우리은행이 채권 회수를 무작정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기업개선계획에 동의하는 75%를 제외하고 나머지 25%의 채권단에서 당연히 이견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큰 틀에서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번 기업개선계획에 포함된 내용이 필요하다는 데 채권단의 전반적인 동의가 있으므로 기업개선계획도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