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지역 단위 농협 조합장이 차지하는 관례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 선출에 관여하는 핵심 직책인데, 주로 농협중앙회가 추천한 조합장이 맡는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NH농협금융지주가 지난달 제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로드맵'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비상임이사 선출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농협중앙회장 측근 조합장이 비상임이사를 차지했었다. 전임인 안용승 남서울농협 조합장도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 측근으로 분류됐다. 이달 초 임기를 시작한 박흥식 비상임이사(광주비아농협 조합장)는 지난달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한 인사로 알려졌다.
그동안 비상임이사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CEO 등을 선임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임원 보수를 결정하는 보수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금융 당국은 비상임이사가 NH농협금융지주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이고 투명한 선출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4대 금융지주는 주로 은행장이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금융 당국은 특히 농협중앙회장이 비상임이사를 통해 NH농협금융지주 경영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를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의 NH농협금융지주 인사 개입은 지난 3월 강호동 회장 취임 때부터 불거졌다. 강 회장은 지난달 초 NH투자증권 사장에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는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가 주주권 행사에 대한 법리적 검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금감원이 NH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에 대한 검사에 들어가면서 인사 갈등이 일단락됐다. 당시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는 공석이어서 NH투자증권 CEO 선출을 위한 임추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의 조합장 선출 관례가 개선되면 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 경영에 관여하는 핵심 연결고리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 박 비상임이사는 아직 이사회 산하 어떤 위원회에서 활동할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은 박 비상임이사의 이사회 내 역할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비(非)전문가가 NH농협금융지주 주요 자리를 차지하는 문제에 개선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작업이 더디다"며 "이번 검사와 로드맵 검토를 통해 문제점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