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경.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올해 ‘알뜰폰’ 사업 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통신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원래 은행은 통신업을 할 수 없지만,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사업을 정식 부수 업무로 지정하면서 빗장이 풀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알뜰폰 사업 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선정된 통신사는 계약일로부터 1년 6개월간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 서비스를 구축하게 된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 3사로부터 망을 임대해 쓰는데, 우리은행은 이를 위한 계약을 우선 체결한 후 사업자 등록,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을 거쳐 금융과 통신을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 통신사를 선정하고 하반기에는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연말 오픈 예정인 슈퍼앱 ‘뉴 우리 원(WON) 뱅킹’과 연계할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알뜰폰 사업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신사업 제휴 추진 부서 산하에 전담 조직을 꾸리고 올해 2월엔 사업을 담당할 인력을 채용했다.

우리은행이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KB리브모바일’을 은행 정식 부수 업무로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앞으로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규제 샌드박스에서 특례를 인정받아 2019년 12월부터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2년마다 금융위로부터 임시 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는 것은 ‘이자 장사’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또 통신 데이터를 확보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신용평가모델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주로 알뜰폰을 사용하는 20~30대 젊은 층을 유입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나서는 것은 비금융 데이터 확보, 신규 고객 유입이 목적이다”라며 “은행은 입출금 계좌 및 카드와 연계해 요금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다만 통신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고객 확보가 만만치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로 인해 흑자 전환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국민은행은 2019년 알뜰폰 서비스 출시 직후 연내 100만명 고객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그해 10만명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현재 가입자는 42만명이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에서 2020년 139억원, 2021년 18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기도 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 요구도 거세지고 있어 공격적인 사업 확대도 어렵다.

국민·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알뜰폰 사업 진출과 관련해 당장은 선을 긋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빗장이 풀렸기 때문에 사업 부서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통신사와의 서비스 제휴 확대에 집중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