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에 사는 신윤서(32)씨는 지난달 처음으로 대체불가토큰(NFT)을 써봤다. 가수 장범준의 소극장 공연을 보러 갔을 때 공연표를 NFT로 받은 것이다. 신씨는 “NFT를 처음 써봤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며 “막연히 NFT는 어려울 것이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접근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계기로 NFT 사용에 대한 마음의 문턱이 낮아졌다”며 “다음번에도 NFT를 사용할 일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쓸 것 같다”고 전했다.
NFT 기술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NFT 활용을 온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사업에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해진 덕이다. 초창기 전자그림 거래에만 치중됐던 NFT는 현재 유통·문화업계 등에서 다양한 사업 도구로 활용되며 쓰임새를 확장하는 중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NFT 개발 자회사 모던라이언과 함께 지난달 가수 장범준의 공연을 기획하면서 공연표 2400매 전량을 NFT로 발행했다. 당시 장범준은 공연 암표 문제로 골머리를 앓다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NFT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NFT를 쓰면 공연표 구매자 본인만 구매 사실을 온라인에서 인증할 수 있고 오프라인 표 양도를 막아 암표 거래를 차단한다는 게 현대카드의 설명이다.
해외에선 글로벌 공룡 기업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NFT를 활용하기도 한다. 스타벅스는 2022년부터 올해 3월까지 2년 가까이 스타벅스 오디세이라는 NFT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스타벅스 오디세이를 이용하면 음료를 소비할 때마다 고객들이 보상 포인트로 NFT 스탬프를 받는다. 이 포인트가 높으면 스타벅스에서 마련하는 음료 제조 클래스나 커피농장 견학 등에 참여할 수 있다.
NFT 발행사가 직접 오프라인 사업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는 NFT 캐릭터가 실물 인형으로 출시돼 화제가 됐다. 펭귄 캐릭터 NFT로 유명한 퍼지펭귄은 지난해 5월부터 퍼지 토이즈라는 브랜드를 만들며 장난감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9월부터 월마트에 입점했는데 퍼지펭귄 실물 인형이 같은 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월마트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오프라인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월마트 장난감 부문 총괄인 브리타니 스미스 부사장은 “퍼지펭귄은 어린이들이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넘나들며 놀 수 있게 한다”며 퍼지펭귄 인형을 최신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NFT 관련 업계에선 앞으로도 기업들이 오프라인 사업에서 NFT를 두고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두희 모던라이언 대표는 “기업은 NFT를 사용해 사업의 신뢰를 높이면서 반대로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