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돌파후 잠시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반등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유지 소식에 힘을 얻는 모양새다.
2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980만원을 기록했다. 전일인 지난 20일 자정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거래소에서 최저 8900만원선까지 떨어졌으나, 같은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가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는 소식에 반등에 성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1억원을 돌파한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고 가격은 지난 15일 기록한 1억 500만원.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9000만원선으로 회귀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억 돌파 이후로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시작됐다. 인플레이션 가속화 가능성이 커지며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또한 연초 거래가 시작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세가 일부 축소된 것 역시 일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는 4월 17일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가 여전히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현재의 하락세는 일시적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반감기는 4년에 한번씩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이다.
쟁글 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이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마지막 매크로 상황이 비우호적인 수준으로 전환됐다고 판단할 수 없는 가운데, 비트코인 반감기 기대감도 유효하기 때문에 중장기적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번 반감기를 거친 이후 비트코인 채굴 보상은 3.125개로 줄어든다. 비트코인의 최초 채굴 보상량은 1블록당 50개였으며, 첫 번째 반감기인 지난 2012년, 두 번째인 2016년, 세 번째인 2020년을 거치며 점차 줄어들었다.
반감기를 앞두고는 채굴 보상의 감소로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높아진다는 기대감에 가격이 오른다. 다만 과거 반감기 전후 추이를 살펴 보면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반감기 직전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일시적인 가격 조정을 거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앞선 첫 번째 반감기였던 2012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2달러에서 반년 후 100달러선으로 올랐다. 두 번째 반감기인 2016년 7월 600달러 선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6개월 뒤 50%가량 상승한 900만원선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가장 최근인 2020년 세 번째 반감기에는 반감기 직전 단기적으로 큰 가격 조정을 겪었다. 2020년 2월 1만 달러 정도 하던 비트코인은 한 달만에 6000달러선까지 떨어졌으나, 반감기를 거친 반년 뒤 1만8000달러까지 뛰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미국 종합금융사 와이어하우스(wirehouse), RIA(독립투자자문사) 등이 아직 자사 플랫폼에 전면적으로 BTC 현물 ETF를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이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국발 기관자금 유입은 점진적 증가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의 장기상승과 단기급상승,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 조정이 찾아왔으나 대세는 장기 우상향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IT조선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