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조선일보DB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35% 넘게 급증해 2000억원에 육박했다. 피해자 수는 줄었지만, 1000만원 이상 고액 피해 사례가 늘어나며 전체 피해액이 크게 증가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1451억원)보다 35.4% 증가했다.

피해자 수는 1만1503명으로 전년(1만2816명) 대비 10.2% 감소했다. 반면 1인당 피해액은 지난해 1710만원으로 전년(1130만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1000만원 이상 피해를 입은 사람은 4650명으로 전년 대비 29.3% 늘어났으며, 이들의 피해금액은 1300억원이다. 1억원 이상 피해를 본 경우도 231명에 달했다. 피해 금액은 473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보이스피싱 사기 유형은 대출빙자형(35.2%)이었다. 이어 가족·지인 사칭형 메신저피싱(33.7%), 정부기관 사칭형(31.1%) 순이었다.

금융권역별로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된 계좌 중 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금 입금액이 1418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비중(72.1%)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비중은 2022년 20.9%에서 지난해 10.0%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상호금융조합 등 중소서민금융권의 비중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전체 금융권역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에서 중소금융권을 포함한 비은행권의 비중은 27.9%로 전년(23.4%) 대비 4.5%포인트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50대와 60대 이상이 1264억원의 피해를 입으며 전 연령대 피해금액의 절반을 넘겼다. 다만, 피해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연령은 20대 이하와 30대 청년층이었다. 20대 이하의 피해금액은 231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151.1% 증가한 수치다. 30대는 전년보다 254.7% 늘어난 188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구제받는 경우도 늘어났다. 통합신고대응센터 개소로 보이스피싱 구제절차가 일원화되면서 신속한 지급정지가 가능해지면서 환급률은 33.2%로 높아졌다. 2022년 환급률은 26.1%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