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간편결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네이버페이가 경쟁사인 카카오페이 및 토스와 격차를 벌이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중 처음으로 서비스 이용금액 40조원을 돌파했다. 핀테크업계에서는 쇼핑 플랫폼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네이버 인프라 위에서 공격적인 고객 보상 혜택까지 제공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네이버페이를 통한 온·오프라인 간편결제(간편송금 제외) 금액은 43조4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5조5466억원으로 네이버페이와 비교하면 17조9218억원 차이 난다.

해당 집계는 전자결제(PG) 및 선불전자지급수단 실적 기준으로 각 사 PG 정산 및 선불 시스템을 통하지 않는 오프라인 카드 연동 결제 등은 제외된다.

2019년만 하더라도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1조8305억원, 카카오페이는 7조1309억원으로, 카카오페이의 서비스 이용 규모가 더 컸다. 그러나 이듬해 두 기업의 간편결제 금액 규모는 역전됐고 해마다 격차가 벌어지는 중이다.

토스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019년 7409억원에서 작년 6조5024억원으로 9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1년 이용금액이 10조원 밑돌며 네이버페이 및 카카오페이와 비교해 열세인 상태다.

이용건수에서도 네·카·토 3사 중 네이버페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19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네이버페이 이용건수는 8079만건에서 13억1288만건으로 1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 이용건수는 4억1157만건에서 11억9939만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토스의 경우 2744만건에서 2억5132만건으로 9배 뛰었지만 절대적인 이용건수에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와 비교해 약소한 수준이다.

그래픽=정서희

핀테크업계에서는 공룡포털 네이버가 한 손에 쇼핑 플랫폼 사업, 한 손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쥐고 시너지를 내면서 간편결제 시장 주도권을 쉽게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2012년부터 오픈마켓 ‘샵N’을 론칭하며 쇼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2014년에 ‘스토어팜’(현 스마트스토어) 서비스를 개설해 본격적인 쇼핑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6월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쇼핑몰 수는 57만여개로 집계된다.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온라인 쇼핑몰과 직간접적으로 결제 가맹제휴를 맺어야 하는 반면 네이버페이는 모기업의 스마트스토어만으로도 손쉽게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프라 선점의 우위는 소비자가 받는 혜택 강화로 이어졌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토스는 결제 가맹을 맺기 위한 영업비용 및 수수료 지출을 부담하는 구조가 달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에도 격차가 생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모기업의 쇼핑 플랫폼에서도 수익이 나기 때문에 2~3%가량의 적립금을 줄 수 있는 반면, 카카오페이는 결제 수수료에서만 수익을 낼 수 있으니 1% 수준의 수수료 지급도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페이가 범용성 및 적립금 혜택 편익 측면에서 탁월한 전략을 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두 서비스는 올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와 손잡고 삼성페이를 활용한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를 도입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올해 4월부터 삼성페이 오프라인 연동을 시작하며 정면대결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