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펫 위탁소'로 지정된 서울 성북구 '행복하개 키울고양'에서 반려동물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두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지면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펫보험에 대한 대중적 인식도 부정적인 상황이라, 비교·추천 서비스가 가입률을 끌어올릴 것인지도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과 보험·핀테크 회사들은 2분기 중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반려동물 나이와 병력 등 특징을 입력하면, 가장 저렴한 보험을 검색해 주는 방식으로 오는 4월 출시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주요 손해보험사는 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 등 6곳이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은 강아지만, 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은 강아지·고양이를 대상으로 한다. 펫보험 ‘펫퍼민트’를 판매하는 메리츠화재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수수료 산정 방식과 플랫폼 요율 적용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교·추천 서비스의 첫 시작이었던 자동차보험은 1년마다 갱신해야 하지만, 펫보험은 장기보험이라 수수료 산정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보험업계는 서비스에 입점할 펫보험에 플랫폼 요율을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해 보험에 가입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 수수료를 보험사가 부담하는 기존 사이버마케팅(CM) 요율을 적용할지, 수수료를 보험료에 포함시켜 고객이 부담하도록 하는 플랫폼 요율을 적용할지를 정하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플랫폼 요율 적용을 주요 선택지로 보고 있다. 수수료를 추가 지급해야 하는 만큼 상품의 원가가 상승하는 것이라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당시와 똑같은 논리다. 앞서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삼성·현대·DB·KB 등 대형 보험사들은 플랫폼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를 보험료에 포함시켜 고객이 내도록 했다. 반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CM 요율을 적용해 수수료를 자신들이 부담했다.

만일 플랫폼 요율 적용으로 결정이 나면 펫보험 인기몰이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게 더 저렴해져 이용자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도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요율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조선DB

금융 당국은 자동차보험 이후 실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계획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어지지 않자 펫보험을 두 번째로 서비스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이라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돼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라면 꼭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으로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매년 2500만명 이상이 자동차보험 상품을 검색한다. 반면 펫보험은 가입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시장 규모가 작아 자동차보험과는 결이 다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반려동물에 적용되는 실손보험과 똑같은 것인데, 꼭 가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는 상황이다”라며 “대중적 인식부터 변화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돼도 인기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