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사옥 전경.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흥국화재./각 사 제공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관련 혜택을 늘리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로 자동차보험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형 손보사들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는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달 19일 ‘애니핏 착한걷기 할인특약’ 대상자를 확대했다. 이 특약은 고객의 걸음수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5~8%를 할인해준다. 당초 삼성화재 자체 어플리케이션(앱)에서만 걸음수 측정이 가능했는데, 카카오페이 만보기 이용자들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12일 자동차보험 관련 TV광고도 선보였다. 광고에는 자동차보험 관련 긴급출동 네트워크 수를 비롯해 재가입률, 누적 가입자 수 등 각종 통계가 담겼다. 일부 보험사보다 보험료는 비싸지만, 출동·보상 서비스 등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대해상은 자동차 사고 발생 시 고객 스스로 관련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개인형 ARS 시스템을 선보인 데 이어, 업계 최초로 다자녀 고객에게 자동차보험료 2%를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해 자동차보험 혜택도 강화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은 KB금융과 협업해 자사 자동차보험 가입 시 연 3%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8%를 제공하는 ‘KB차차차’ 적금을 선보였다.

삼성화재가 선보인 자동차보험 TV광고 중 일부. /삼성화재 유튜브 캡처

대형 보험사들이 속속 혜택을 강화하는 반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흥국화재가 자동차보험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면서 가입 고객 2000명에게 경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전부다. 중소형사들은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전부터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앞서 대형 보험사들은 고객들이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자사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플랫폼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하도록 했다. 반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수수료를 직접 부담했다. 고객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로 대형 손보사들의 독과점 구조가 바뀔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교·추천 서비스의 흥행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은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갱신 전까지는 다른 보험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불가능하다. 시간이 지나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고객이 많아지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갱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야 보험에 가입을 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플랫폼을 통해 계약까지 이뤄지는 숫자가 당장은 저조할 수 있다”며 “못해도 6개월은 지나봐야 진짜 성적표가 나오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