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신용보증기금이 올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부실률 예측모형을 전면 수정한다. 신보는 코로나19 시기 소상공인·중소기업 보증을 확대하면서 부실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신보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신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신보는 보다 면밀한 부실률 예측모형을 통해 경제 변동성에 대비, 부실률 증가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올해 경제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보증부실률 예측모형을 전면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이는 부실예측의 정확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신보는 이번 모형 리모델링 과정에서 산업별, 품목별로 보증부실률을 예측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부실률 예측에 활용되는 경제변수 적합성을 검증하고 새로운 변수를 발굴해 모형에 적용할 방침이다.

신보 관계자는 “보증부실률 예측모형을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어 외부에 연구용역 등을 맡길 예정이다”이라며 “이번 리모델링 시 업종별로 또는 품목별까지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부실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신보의 보증부 대출을 제때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들이 갚지 못한 빚은 보증을 선 신보가 대신 갚아야 한다. 결국 부실률이 높아질수록 신보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신보의 부담이 커지면 정부의 예산 투입 가능성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신보가 보증부실률 예측모형을 전면 개선하는 것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보증의 부실률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2022년에는 각각 2.4%, 2.0%, 2.0%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실률은 3.5%로 상승한 뒤 올해는 4.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시기에 비해 2배가량 부실률이 커진 것이다.

신용보증기금 사옥 전경. /신보 제공

특히 코로나19 시기 긴급하게 추진된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사업의 부실률은 지난해 9월 기준 11.5%를 기록한 뒤 올해 말에는 24.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코로나19 시기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신보가 직접 심사하는 대신 수탁은행을 통해 보증심사 및 보증부대출이 이뤄지도록 했다. 심사가 간략해진 만큼 경영환경 악화와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소상공인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부실률도 높아졌다.

올해 역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고금리가 지속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실률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신보는 보증부실률 예측모형을 정교화해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까지 부실 가능성을 측정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위변제(빚을 대신 갚는 것) 대신 보증이 필요한 산업과 기업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신보 관계자는 “아직 보증부실률 예측모형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신보의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신보는 올해 총 86조3000억원의 보증총량 목표를 세웠다. 보증총량은 소상공인 위탁보증 해지증가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조4000억원 감소했다.

신보는 경제활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보증은 전년 계획 대비 3000억원 증가한 61조8000억원을 운용한다. 유동화회사보증 규모는 코로나19 시기 확대된 보증의 해지 증가를 감안해 전년 계획 대비 1조2000억원 줄어든 13조9000억원이며, 소상공인 등의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한 저금리대환 위탁보증은 올해 말 총량 8조4000억원으로 운용된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보증해지 예상금액을 감안해 2조2000억원으로 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