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기대감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하면서 일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폭락 사태를 겪었던 루나와 함께 3대 알트코인으로 꼽혔던 솔라나와 아발란체 등은 최근 2개월간 3~4배 수준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솔라나 코인은 9만7500원을 기록했다. 솔라나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전망에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10월 초 2만9500원 수준에 거래가 됐다. 최근 2개월 반 만에 약 230%가 오른 셈이다.

아발란체 코인의 오름폭은 더 컸다. 아발란체 가격은 지난 10월 1일 1만3000원에서 전날 5만6530원으로 올라 33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여러 가상자산은 최근 상승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차익 실현 매도가 늘면서 전날 보합세를 보였는데, 아발란체는 8%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유지했다.

비트코인은 10월 초 3750만원에서 전날 5750만원을 기록, 53%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내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를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강세를 보였다.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5월 루나 사태 이후 침체됐던 가상자산 시장도 전반적으로 반등했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이끈 최근 상승장에서 일부 알트코인들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크게 뛴 것이다.

솔라나와 아발란체는 루나와 함께 이른바 ‘솔루나백스(solunavax)’라 불리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3대 알트코인으로 꼽혔던 가상자산이다. 솔루나백스는 솔라나(SOL)와 루나(LUNA), 아발란체(AVAX) 각각의 기호를 따 만들어진 합성어다. 3대 코인은 지난 2021년 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투자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솔라나와 아발란체는 알트코인 시장에서 뚜렷한 기능과 쓰임새를 갖춘 코인으로 꼽힌다. 기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의 기반이 돼 온 이더리움 코인에 비해 정보 처리 속도가 높고 비용은 낮아 ‘이더리움의 대항마’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 이른바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솔라나 네트워크가 이더리움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다”라고 언급하며, 투자 가치를 인정하기도 했다. 아발란체의 경우 SK플래닛 등 국내 대기업과도 협업하면서 헤지펀드를 포함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SK플래닛이 아발란체 개발사 아바랩스(Ava Labs)와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공동 마케팅을 위한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4월 밝혔다. 왼쪽부터 에민 군 시어(Emin Gun Sirer) 아바랩스 CEO, 이한상 SK플래닛 대표이사가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SK플래닛 제공

다만, 가상자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코인들의 높은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현물 ETF라는 대형 호재가 있고 제도권 자산의 범주에 들어올 만큼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지만, 솔라나와 아발란체가 속한 알트코인은 투기 수요가 빠져나갈 경우 조정기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이더리움과 솔라나, 아발란체 등은 상승장에서 높은 기술력과 활용 가치가 부각돼 더 크게 오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 이런 장점이 가격을 방어해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3개월간 상승 폭이 컸던 만큼 당분간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