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토스뱅크의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금융 당국 목표치를 밑돌았다. 토스뱅크의 경우 2분기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수치가 떨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연말까지 정해진 목표 비중을 채워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 외에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8.7%, 케이뱅크 26.5%, 토스뱅크 34.4%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로 각각 목표치에 1.3%포인트, 5.5%포인트, 9.6%포인트 모자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당국이 매년 제시하는 전체 신용대출 잔액 대비 신용등급 4등급, 신용평점 하위 50%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을 맞춰야 한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나머지 인터넷전문은행은 연말까지 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분기 말 38.5%에서 3분기 말 34.4%로 4.1%포인트 떨어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안정적으로 포용금융을 이어가기 위해선 건전성 관리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설립취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촉진,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도입됐다. 빅데이터 등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조건이었다.
이에 금융 당국은 매년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연말까지 목표 비중 달성에 실패할 시 신사업 인허가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는 이면이 존재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반 고객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목표치 달성을 위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많이 내줘야 한다. 그러나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하면 부실채권도 늘어나 연체율이 높아진다. 실제 지난 3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연체율 평균은 0.85%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0.28%)보다 3배가량 높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가 비중으로 관리되다 보니 목표 달성과 건전성 사이에 딜레마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취약차주 부실이 급증하는 등 거시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목표치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계산 시 잔액 기준이 아닌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산정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금융 당국에 건의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규모가 시중은행의 2% 정도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건전성 관리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나가기 위해서는 규모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과거 중·저신용자 목표 비중 도입 때와 현재 경제적 상황이 많이 바뀐 만큼 목표 취급액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