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이 1년 새 1.5배가량 상승했다. 최근 고금리로 중소기업 경영난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뿐 아니라 가계대출 연체율도 높아지며 지방은행 연체율이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 등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0.50%로 전년 동기(0.33%) 대비 0.17%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대구은행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년 동기(0.29%) 대비 두 배가량 급등했다. 전북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75%로 전년 동기(0.49%) 대비 0.26%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0.22%포인트, 0.18%포인트 증가한 0.42%, 0.46%로 집계됐다. 반면 경남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0.28%로 유일하게 전년 대비 0.12%포인트 떨어졌다.
지방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이 증가한 데는 최근 고금리가 이어지며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경영난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대기업이 없고 주로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어 중소기업 경영상황이 연체율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특히 최근 고금리, 고물가로 중소기업 경기가 악화하며 지방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이 수도권 대비 안 좋아지고 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0.29%로 지난해 말(0.27%) 대비 0.02%포인트 증가한 데 그쳤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등을 포함한 지방은행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평균 연체율은 0.57%로 전년 동기(0.31%)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NPL이란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NPL 평균은 0.57%로 전년 동기(0.41%) 대비 0.16%포인트 올랐다.
지방은행 연체율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은 가계대출이다. 지방은행 5곳의 올해 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0.88%로 전년 동기(0.37%) 대비 0.51%포인트 급등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전북은행의 경우 올해 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은 1.27%포인트나 증가한 2.10%를 기록하며 2%대를 넘었다. 광주은행과 부산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전년 대비 0.81%포인트, 0.22%포인트 증가한 1.13%, 0.44%로 나타났다. 지방 부동산 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은행은 부실 대비를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있다.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7582억원으로 전년(4242억원) 동기 대비 78.7% 증가했다. 은행들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대출자산에 대해 건전성 분류 기준에 따라 대손 추산액을 차등 적립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광주은행의 3분기 누적 충당금은 1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8% 늘어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대구은행 2571억원 ▲전북은행 1140억원 ▲부산은행 1542억원 ▲경남은행 1032억원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