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2500만명을 돌파하며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을 앞섰으나, 신한금융 MAU가 3분기 줄어들며 순위가 역전됐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며 이제는 은행 영업점에 몇 명이 방문했는지보다 앱에 얼마나 접속했는지가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뱅킹 앱에 보험·카드·증권 등 계열사 금융 서비스를 연동해 ‘슈퍼앱’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통신·배달·자동차 등 비금융 플랫폼 사업을 키워가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금융·비금융 앱의 올해 3분기 MAU는 2601만명으로 전년 동기(1991만명)보다 30.6%(609만명) 늘었다. KB국민은행 앱인 ‘KB스타뱅킹’이 1162만명으로 같은 기간 14.1%(143만명) 증가했고, KB국민카드 앱 ‘KB페이’가 719만명으로 84.4%(329만명) 늘었다.
신한금융 금융·비금융 앱 MAU는 3분기 기준 2442만명으로 전년 동기(2180만명) 대비 16%(261만명) 증가했다. 올해 2분기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의 MAU가 2457만명으로 KB금융(2343만명)을 앞섰으나, 3분기 순위가 역전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MAU 통계를 공시하지 않고 주요 앱별 가입자 수만 공개하고 있다. ‘하나원큐’ 가입자 수는 3분기 기준 1511만명, ‘원큐페이’는 717만명으로 총 2229만명이다. 우리금융의 ‘우리WON뱅킹’은 가입자 수가 2053만명이다.
MAU는 1개월 동안 한 번 이상 앱을 사용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 소비자들이 영업점 방문보다 비대면 방식의 금융 서비스를 선호하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주요 성과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수익만큼이나 MAU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대출 10건 중 8건은 모바일 앱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MAU는 고객 관리 가늠자로 평가된다”고 했다.
금융지주들은 뱅킹 앱 안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슈퍼앱’ 전략을 통해 MAU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험·카드·증권 등 각 계열사 플랫폼에 나뉘어져 있던 이용자들을 한데 모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에 모든 기능을 담아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헬스케어·부동산·자동차·통신 등 비금융 사업도 뱅킹 앱에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알뜰폰 브랜드인 ‘리브모바일’과 중고차 매매 플랫폼 ‘KB차차차’, 부동산 서비스 ‘KB부동산’ 등을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말 슈퍼앱인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 등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모은 후 영역을 넓혀 비금융 부분도 포함시킨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은 배달 서비스 ‘땡겨요’, 자동차 금융 앱 ‘신한마이카’, 온라인 쇼핑 앱 ‘신한카드 올댓’ 등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과 MAU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점은 고민되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MAU는 각각 1735만명, 1477만명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앱의 경우 MAU가 1100만명대, 900만대를 기록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슈퍼앱 전략을 통해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에는 뒤처진 상황이다”라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담아 똘똘한 원앱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