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뉴스1

국내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부상하고 있다. 풍부한 관록과 경영 능력을 두루 갖춘 윤 회장이 은행 맏형을 맡을 적임자라는 평가가 금융권에서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회장과 이사진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달 말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정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4대 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회의를 통해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하고, 검증 과정 및 23개 회원사 총회 투표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김광수 현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30일 만료되기 때문에 최종 후보는 다음 달 중순쯤 확정될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는 윤종규 회장의 차기 은행연합회장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년부터 KB금융을 이끌며 ‘리딩 뱅크’ 탈환에 성공한 그가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가 은행권에서 나온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해 9년간 KB금융을 이끌었다. 취임 후 ‘KB 사태’에 따른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사업 강화로 KB금융을 ‘리딩 뱅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임을 앞두고 금융 정책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도 윤 회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3·6년 마다 (CEO가) 바뀌는 체계를 가지고 장기적 안목으로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 각 회사의 연혁과 문화 등에 맞게 육성‧발전시켜야 한다”, “글로벌 20위권 은행이 되려면 자본을 최소 2.5배 정도 늘려야 하는데 개별 회사 차원에 가능할 것인지 검토해 봐야 한다” 등 금융 당국 정책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밝혔다. 은행 해외 진출, 지배구조 개선 등은 모두 현 금융 당국의 정책 기조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은행연합회./은행연합회 제공

은행권에서는 윤 회장처럼 현재 은행권 이해관계를 잘 알고 있는 인사가 은행연합회장에 선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윤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20일 만료되기 때문에 은행연합회장 후보군 선출 일정에도 문제가 없다. 은행권에서는 “윤 회장 결정만 남았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윤 회장은 퇴임 후 거취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만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으로 은행연합회장이 교체된다는 점에서 관(官) 출신 인사가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료 출신이 회장을 맡아 정부와 은행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료 출신 가운데 최종구·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