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수익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이 본연의 목적인 중·저신용대출 공급 대신 주담대 공급 확대에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총이자수익(9593억원) 가운데 33.8%인 3245억원이 주담대 이자수익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뱅크의 총이자수익에서 주담대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상반기 12.8%(376억원)에서 하반기 13.8%(423억원)이었다.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6.7%(576억원), 19.3%(850억원)로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상반기 24.4%(1358억원), 하반기 29.5%(2173억원)까지 늘어났다.
반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이자수익 비중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 비중은 2021년 상반기 7.9%(272억원)에서 하반기 11.1%(489억원), 2022년 상반기 14.3%(798억원), 하반기 14.7%(1081억원)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14.1%(1354억원)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만 보면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이자수익(1354억원)의 2배가 넘는 주담대 이자수익을 거둬들인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신용대출보다 주담대 잔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2020년 상반기 12조464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4조1584억원으로 3년간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3조2702억원에서 17조3223억원으로 무려 429.7% 폭증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주담대 이자수익 비중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이자수익은 2020년 하반기 7억원으로 총이자수익의 1.8%이었다. 이어 2021년 상반기 6.3%(55억원), 하반기 6.8%(102억원), 2022년 상반기 10%(207억원), 하반기 11%(346억원)까지 증가한 뒤 올해 상반기에는 14.7%(616억원)로 늘어났다.
다만, 토스뱅크의 경우 그동안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아 관련 이자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 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마저 빠르게 주담대를 확대한 것이 최근 가계대출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제출받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2020년 말 4조7000억원에서 2021년 말 10조3000억원, 2022년 말 15조6000억원, 올해 9월 말 24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 당국이 인터넷은행을 인가한 취지가 중·저신용대출 공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확대에 골몰하는 것은 부적절한 영업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며 “이런 것도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