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미술·전시를 주최하거나 콘서트를 여는 등 문화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대다수가 해당 카드사 회원이 아니라도 참여할 수 있어 신규 고객 확보를 넘어 문화 예술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점이 특징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문화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성공적으로 높인 곳으론 현대카드가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는 2007년부터 직접 아티스트를 섭외해 공연을 진행하고 고객에게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의 ‘슈퍼콘서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팝 가수 브루노 마스를 초청한 27번째 슈퍼콘서트는 좌석이 첫째 날 45분, 둘째 날 25분 만에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현대카드는 오는 15~17일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다빈치모텔’ 행사를 연다. 다빈치모텔은 토크∙공연∙전시∙버스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학문∙경영∙기술 등 각 분야의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개최하는 문화 융복합 이벤트다. 올해 행사에선 정태영 부회장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와 함께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오는 22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2023 더프리뷰 아트위크 위드 신한카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미빠을 : 미술에 빠진 을지로’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오픈 갤러리로 꾸며진 신한카드 사옥 로비에서 지난 4월 성료된 아트페어 ‘더프리뷰 성수’ 인기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관객이 직접 코스를 짜고 즐길 수 있도록 을지로 일대 갤러리 8곳의 전시 코스맵을 제공하고, 문화예술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전시 탐방과 도슨트(전시 안내자) 투어도 마련했다.
카드사가 잇달아 문화 마케팅을 여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고객은 행사에 참여해 카드사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계속 카드를 쓰게 하는 유인책이 된다”면서 “또 요즘 문화 마케팅은 꼭 회원이 아니어도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추세여서 카드 인지도를 쉽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롯데카드는 대표 카드 상품인 ‘LOCA(로카)’ 시리즈 출시 3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무료로 사진전을 개최했다. ‘뉴욕의 일상에 로카를 담다’를 주제로 진행된 사진전에서는 최초의 신용카드가 탄생한 지역이자 로카 시리즈 카드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미국 뉴욕을 담은 사진 작품 145점이 전시됐다. 사진 촬영은 뉴욕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오필환 작가가 맡았다.
회사 차원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전시에 시니어 고객팀을 모집해 미술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고연령층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신진 작가를 후원하는 등의 방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혜택이 비슷하게 쇼핑·통신·주유 등에 집중돼 있어 차별점을 찾으려는 방안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