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올해 상반기에 5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였던 중·저신용자의 대출 확대보다 주담대 영업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데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 6월말 기준 주담대 합산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5조4360억원(34.9%)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13조2960억원에서 6월말 17조3220억원으로 4조260억원(30.3%) 늘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2조293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1조4070억원(61.4%) 급증했다.
전체 여신 중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말 47.7%에서 6월말 51.1%로, 케이뱅크는 21.3%에서 29.2%로 각각 확대됐다.
이들 두 곳의 인터넷은행은 올 들어 주담대 영업을 강화해 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주담대 갈아타기(대환) 고객에게 최대 0.6%포인트의 금리 할인을 제공하고, 3월에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판, 4월에는 주담대 특판을 진행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6차례 인하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비중 확대에 대해 금융 당국 등에서는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인터넷은행들은 금융 취약 계층의 대출 확대를 조건으로 설립 인가를 받았는데, 이들이 주담대를 통해 수익을 늘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2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27.7%, 케이뱅크는 24%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두 회사의 연말 목표치인 30%와 32%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신용도보다 높은 가치의 담보 물건을 소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대출 상품이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며 “주담대를 통해 늘어난 수익을 통해 중·신용자 대상 대출도 확대하도록 금융 당국이 더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