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에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촉진하겠다”며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의향을 밝혔는데, 전환 신청 시 요건 충족 여부를 신속히 심사해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 브리핑에서 은행의 ‘과점적 구조’를 지적하며 “작년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은행이 역대 최대의 이자수익을 거두게 된 것은 코로나 사태, 저금리 등으로 대출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서 은행이 과점력을 활용해 높은 예대금리차를 책정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과점이윤이라 볼 수 있는 이자수익을 미래를 위해 보다 유용한 곳에 활용하기 보다는 고액의 성과급과 배당으로 지급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경쟁을 촉진해 은행업권의 과점력과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면 ‘30여년만에 새로운 시중은행 출현’ ‘지방에 본점을 둔 최초의 시중은행’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지방은행도 시중은행 요건을 충족하여 전환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이를 적극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사례에서 보듯이 신규인가는 사실상 금융당국이 인가 방침을 발표한 이후에야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계획만 있다면 언제든 은행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은행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부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TF는 총 15차례 회의를 거쳐 은행권 경쟁촉진 과제와 함께 금리체계 개선, 손실흡수 능력제고, 비이자수익 확대, 성과보수체계 개선,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과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다음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일문일답.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의향을 타진한 상황인데, 현재 대구은행이 자본금 등 시중은행 인가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만약에 제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인가에 소요되는 기간은 얼마 정도로 예상하나.

“현재 대구은행이 의사를 어느 정도 밝힌 상태다. 아직까지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인데 신청이 되면 신속하게 검토를 하겠다. 자본금은 충족하는 상태다. 추가적으로 볼 부분이 사업 계획이 얼마나 타당한지와 지배구조 이슈다. 현재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빠르게 진행을 하면 올해 안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지방은행 한 두 개가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얼마나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까 생각할텐데, 기대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달라.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대구은행의 사이즈는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상당히 작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아주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 있지만, 대구은행이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하게 되면 영업 범위, 조달금리 등의 이점이 생기고 관계형 금융에 있어서 지방은행이 좀 더 장점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기존에 시중은행이 5개였는데 하나가 늘어난다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융 당국의) 인가 원칙 자체가 바뀌었다는 게 사실 제일 큰 의미 중의 하나다. 앞으로는 하나하나 미리 얘기를 하지 않고 일단 요건을 주고 요건을 만족시키면 언제든지 진입을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문이 닫혀 있었다면 지금은 항상 문이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약간의 문턱은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요건은 필요하다.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지만 요건이 어떤 건지 명확해지면 항상 잠재적 경쟁자가 들어올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기존 은행들도 언제든지 경쟁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경쟁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방은행을 시중은행화 하면 지역자금이 더 서울로 집중이 되거나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지역경제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나.

“심사를 할 때 당연히 대구은행 같은 경우에는 대구 지역의 지역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당연히 체크할 것이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해서 점점 발전을 하게 되면 서비스도, 자금력도 나아지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지방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임원 성과보수체계 개선 방안이 다소 단조롭게 다뤄진 것 같다. 구체적으로 고민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공유해달라.

“임원들의 단기 성과주의를 차단하고 성과급 조정도 하고 환수도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이번에 보수에 대해서 정확히 공시를 하기로 했는데 이것은 주주나 시장에서 견제를 해달라는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직원 관련해서는 대부분 다 은행 경영 현황 자율 공개를 하도록 했는데, 직원들의 보수도 담긴다. 그런 부분이 공개가 되면 국민들은 항상 (직원들이) 보수를 얼마 가져갔는지 알 수 있데된다. 그래서 국민의 시장 견제감시 기능이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저축은행 M&A(인수합병) 촉진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저축은행이 당장 부실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제고해보자는 생각이 상당히 있다. 인수합병을 하게 되면 기존보다 사이즈도 더 커지며 경쟁력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시중은행이나 다른 은행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을 보면 4개 정도까지 인수합병이 가능하게 돼 있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그 다음에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4개 정도까지 인수합병이 가능하다.”

-증권사 등 비은행권 지급결제 허용 문제는 결국 이번에도 허용이 안된건가.

“지급결제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오래 걸리는 이유는 안정성과 편익 측면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급결제의 경우 시스템 안정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 신중하게 살펴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