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연 4%를 넘어선 가운데 카카오뱅크만 연 3%대를 유지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 경쟁력을 무기로 신규 또는 대환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인데,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카카오뱅크가 ‘금리 연 3%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고정금리(혼합형)가 연 3.8~6.4%, 변동금리가 연 3.8~6.7%를 보였다. 같은 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4.00%~5.79%, 변동금리는 연 4.21%~6.11%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카카오뱅크 오피스 모습./뉴스1

금리 상단은 카카오뱅크와 4대 은행 모두 연 6% 초반이지만, 하단은 유일하게 카카오뱅크가 연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연 3%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으로 ‘비대면 영업을 통한 비용 절감’을 들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상담부터 실행까지 비대면 프로세스를 구축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모집인 수수료 비용, 중개사 제휴 수수료 비용도 없다”며 “또 카카오뱅크는 은행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어 금리 상승 요인이 없다”고 했다.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는데, 은행채 금리가 대출상품의 ‘원가’라고 하면 가산금리는 은행이 각종 비용과 수익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정하는 일종의 ‘마진’이다. 카카오뱅크는 사실상 마진을 줄이면서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주담대 비중을 확대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위주의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다. 금융당국이 ‘금융 취약층’ 포용을 주문하며 대출의 일정 비율을 중·저신용자에게 할애하고 목표치를 달성할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5.7%로, 연말 목표치는 30%다. 문제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연체율이 악화되며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연체율은 0.58%로 전년 동기(0.26%)대비 0.32%포인트 올랐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담보물이 확보된 주담대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부터 낮은 주담대 금리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4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대환 약정 금액은 약 5600억원으로 작년 말 2500억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전체 주담대 신규 고객에서 대환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25%에서 4월 말에는 59%를 기록하며 두 배 이상 늘었다. 주담대 고객 2명 중 1명이 시중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을 카카오뱅크로 갈아탔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는 타행 주담대 대환 고객에 대해 최대 0.6%포인트의 금리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연 3%대 주담대 금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하지 않는 이상 연 3%대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도 인터넷은행의 가능성과 차별성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금리 인상기에 고객의 금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은 의미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