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고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이 남긴 데이터를 열심히 따라다니며 어떤 것을 만족하는지, 불만족하는지 찾아낸다. 고객이 불만족하는 부분을 해결할 기술들을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디지털 전략이다.”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스타벅스가 디지털을 통해 추구하는 고객 관계 강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스타벅스의 디지털 전략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 담당은 “빅블러 시대에 경쟁자로 스타벅스가 언급되고 있다”라며 “스타벅스의 디지털 전략은 ‘디지털 휠(Digital Wheel)’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 담당은 “회원을 기반으로 매력적인 보상을 제시하는 리워드(보상)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빠르고 신속한 주문, 간편한 결제 등 네 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진행해 현재의 디지털 성과를 얻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의 디지털 휠 전략이 응축된 서비스는 ‘사이렌오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문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DT)을 추진해 2013년 모바일로 음료 주문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간편결제 플랫폼 ‘사이렌오더’를 구축했다. 고객은 스타벅스 매장 반경 2km 내에서 사이렌오더를 통해 음료 등을 주문한 뒤 매장을 방문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음료를 받아갈 수 있다.
고객의 만족을 높이겠다고 시작한 이 플랫폼은 출시 10년만인 올해 2월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5분의 1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사이렌오더 애플리케이션을 본인의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것이다. 사이렌오더의 DAU(일간 활성이용자 수)는 100만, MAU(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650만에 달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카드 등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스타벅스를 자체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결제를 한 이용자가 하루 100만명, 한 달에는 650만명에 이른다는 의미다.
백 담당은 “사이렌오더에는 실제 매장에서 파트너에게 주문할 수 있는 모든 행동과 옵션이 동일하게 구현돼 있다”라며 “스타벅스코리아 전체 주문의 30%가 사이렌오더로 들어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담당은 “오전 7~10시 피크타임에는 이 비율이 50%로 올라가며 서울의 주요 오피스 지역에선 70%까지 올라간다”라며 “고객은 자기가 원하는 시점에 주문하는 장점이 있고, 파트너는 음료나 푸드의 제조에 집중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사이렌오더의 성공은 스타벅스의 디지털 확장 전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서비스인 ‘DT 패스’에도 사이렌오더를 접목했다. 백 담당은 “드라이브 스루 점포가 인기를 끌며 주문 차량이 일반 도로까지 점유하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차량 번호판과 스타벅스 카드 정보를 연결했다”라며 “해당 차량에서 사이렌오더를 통해 주문하면 추가적인 주문 절차 없이 음료와 푸드를 픽업하는 구역으로 안내할 수 있게 된다”라고 했다. 드라이브 스루 고객의 주문 시간을 단축하자는 의도로 시작한 DT 패스는 등록자가 220만명까지 늘어났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외에도 딜리버리(배달),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의 서비스도 사이렌오더와 연계해 확장하고 있다. 백 담당은 “모바일 앱은 딜리버리, 이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라며 “중요한 자산인 트래픽이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주문, 결제, 선물하기 등 모바일 상품권 거래 등 전체 거래건수 중에 3분의 2가 디지털과 연결돼서 나온다”라며 “디지털 전환은 스타벅스의 발전에도 중요하다”라고 부연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앞으로 고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백 담당은 “사이렌오더에 대한 사용 이유를 물어보자 신속한 주문, 다양한 커스텀 메뉴, 음료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을 보고 편리하게 주문하고 싶다는 답변이 나왔다”라며 “예전에는 사이렌오더의 초점을 속도에 맞췄지만, 이제는 개인화, 고객이 원하는 옵션을 담아내는 쪽으로 개선방향을 잡고 있다”라고 했다.
스타벅스는 더 나아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해 디지털 사업을 확장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미국 스타벅스는 웹 3.0을 기반으로 NFT를 활용해 리워드를 제공하는 ‘오디세이(ODYSSEY)’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백 담당은 “현재의 플랫폼에서 확장하기 어려운 부분을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스타벅스코리아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