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조원대의 피해를 야기한 루나·테라 사태, FTX 파산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자 가상자산거래소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들 역시 수수료 수입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은행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204억2천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03억4000만원)과 비교했을 때 약 49.4% 줄은 수치다.
업비트와 계약을 맺은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수수료 수익으로 139억2000만원을 거둬들였으나 이는 전년(292억4500만원) 대비 52.4% 줄어들었다.
빗썸에게 실명계좌를 지급 중인 NH농협은 49억4300만원 수익을 기록해 같은 기간 35%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코인원과 새로 실명계좌 연동 계약을 맺은 카카오뱅크는 72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신한은행(코빗), 전북은행(고팍스)의 경우, 수수료 수익으로 지난해 각각 4억8600만원, 1900만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에는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에 루나·테라 사태 등 여러 악재가 터져 거래가 급감한 데에 따른 탓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19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6월과 비교했을 때 4조원 정도 준 수치다. 가상자산 일일 평균 거래 대금은 3조원으로 나타났는데, 같은 기간 이는 4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