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뉴스1

근로자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대출금리가 금융사 및 업권별로 공시를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일반 금융 상품처럼 대출금리를 비교 공시해 금융사‧업권별 금리 경쟁을 촉진, 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금리 인하 혜택은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이용 대상인 저신용자나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정책서민금융 상품·업권·금융사별로 대출금리를 공시하는 방안에 대해 유관기관과 협의를 마치고 공시를 시작했다. 서금원은 앞으로 공시 주기를 분기 단위에서 월 단위로 줄이고, 일부에 한정된 공시대상 업권을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햇살론15 등 금리가 고정돼 있는 상품 외에 근로자햇살론 등 회사별·업권별로 금리가 차이가 있는 상품에 대해 공시를 시작했다”라며 “공시 주기를 분기 단위에서 월 단위로 줄이고, 공시가 전체 업권에서 되고 있지 않은 만큼 대상 업권을 확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은 기존에는 서금원 등을 통해 큰 틀에서의 금리가 공개됐다. 햇살론15, 햇살론유스 등은 금리가 고정돼 있으므로 금융사별·업권별 금리 차이가 없다. 새희망홀씨Ⅱ, 근로자햇살론 등의 상품은 금융사별 금리가 다르지만, 금융소비자가 참고할 금리 정보가 부족했다. 새희망홀씨Ⅱ는 최대 금리 상한인 10.5%만 공시될 뿐 은행별로 다른 금리는 공개되지 않는다. 근로자햇살론의 경우에도 최대 금리 한도인 11.5%만 명시돼 있으며, 상호금융·저축은행·보험사 등 취급기관 및 차주의 신용도에 따른 금리는 공시되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 비교 공시부터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까지 세부 공시하고 있는 일반 금융 상품에 비해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금리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정책서민금융 상품 이용자는 직접 금융사 및 업권별로 대출금리를 비교하지 않고는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기관을 찾기 어려웠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금리 비교 공시는 최근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는 금융 당국의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금융 당국은 전세대출의 금리가 은행별로 공시되지 않아 금융소비자의 경쟁촉진 및 선택권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전세대출금리도 비교 공시 항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비교 공시되는 대출 항목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뿐이다.

일러스트=이은현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금리가 비교 공시되며 금융소비자는 정확하고 충분한 금리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사·업권은 금리가 직접 비교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주 이용층이 서민·저신용자라는 점에서 체감하는 이자 부담의 경감 폭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공시하는 방안은 금융사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 금리 수준을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영업기밀에 관련된 부분인 만큼 금융사로서는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금융사별 대출금리를 공시하면 영업에 대한 부분이 관련돼 있어서 예민한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