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신용점수 조회 화면의 모습. /박소정 기자
회사원 이모(31)씨는 최근 친구들과 개인 신용점수를 함께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당시 그의 친구들은 개인 신용평점이 800점대 중후반(NICE 기준)인 반면 자신의 신용평점은 720점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상담을 받아본 결과, 그의 낮은 점수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 여러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년에 전세 계약 등으로 큰돈이 필요한 이씨는 신용점수를 높이지 못한다면 높은 금리 등 안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기에 고민이 크다. 신규 대출을 포기할까 그는 고민했지만 주변 추천으로 이씨는 피플펀드의 신용 관리 서비스인 크레딧플래닛을 접하게 됐다. 그는 크레딧플래닛을 통해 신용평점을 올리는 방법, 미리 받은 대출을 어떻게 정리할지 등을 조언받았다. 이 계획대로만 한다면 그는 신용점수가 896점으로 크게 오를 수 있었다. 이씨는 "내년에 전세 계약 등 개인 사정으로 꼭 대출이 필요했는데,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한숨을 돌렸다.

최근 고금리 시대가 이어지며 높은 대출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아지자, 핀테크 기업들이 대출이자를 줄일 수 있도록 신용 점수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 및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28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피플펀드, 토스, 카카오페이 등 여러 핀테크 회사들은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업체들은 빚, 자산 현황 등 금융 정보뿐 아니라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신용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을 주거나 본인신용관리업(마이데이터)을 활용해 개인별로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회사 피플펀드는 자체 개발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앱) '크레딧플래닛'에서 신용 진단 및 신용관리솔루션을 무료로 제공 중이다. 크레딧플래닛은 피플펀드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 등을 개인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피플펀드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4000명이 넘는 신청자들이 몰렸다고 한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단순히 신용카드 한도를 높이는 방법으로도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며 "고금리 시대에 대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서비스를 찾는 인원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피플펀드 제공

핀테크 기업들은 신용점수 가점 획득에 도움이 되는 비금융 정보를 제출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도록 돕는 간편제출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토스·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 등은 통신요금,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납부내역 등 신용점수를 높일 수 있는 비금융 정보를 신용평가사에 제출해 고객들의 신용점수를 높이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2018년부터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7월 금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먼저 고도화된 버전의 '신용점수 레벨업'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는 앱을 통해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못했던 자산 정보를 마이데이터와 공공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사에 제출하고 있다. 뱅크샐러드 앱에서 본인 인증과 은행과 증권, 카드 등의 자산 서비스를 연결한 다음 '신용점수 올리기'를 선택하면 이를 1분 안에 종합해 점수를 알려준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주부, 학생 등 소득이 잘 잡히지 않는 이들도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며 "고객들은 개선된 신용점수를 통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토스 역시 뱅크샐러드와 비슷한 '신용점수 올리기' 등 여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토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해 신용점수를 올린 사용자는 213만명이다. 이 서비스는 신용점수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서(국민연금납부내역, 건강보험납부내역, 소득금액증명서, 통신비납부내역 등)를 한국신용정보원에서 나이스평가정보(NICE),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신용평가사로 전달해 준다. 토스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를 맞아 신용점수 관리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토스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앞으로도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확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긴 했지만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권이 기준금리에 신용도 등의 조건에 따라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낮추지 않는다면 대출금리 또한 오를 수도 있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아직 금리 인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핀테크 업계도 그 대응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