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BNK·JB·DGB 등 7대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결국 JB금융에 주주제안을 하기로 했다. 당초 얼라인이 요구했던 수준의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정책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10일 “JB금융지주는 9일 이뤄진 실적 발표에서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에 관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정책을 발표했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주주제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얼라인은 JB금융에 주당 결산배당금 900원(연간 배당성향 33%)의 보통주 현금배당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는 JB금융이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제시한 주당 결산배당금 715원(연간 배당성향 27%)에 비하면 약 6%포인트(p)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이다. JB금융이 2022년 중간배당으로 주당 120원을 지급했음을 고려하면, 얼라인은 제안대로 표결로 통과될 시 연간 주당 배당금을 1020원으로 계산했다.
또 얼라인은 JB금융지주의 경영상황에 맞는 중기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정책을 담은 2차 공개주주서한도 조만간 별도로 발송하고, JB금융 이사회에 검토 및 회신을 요청할 예정이다.
얼라인은 JB금융이 발표한 정책이 우선 모호하고 확정적이지 않은 표현들로 이루어져 향후 J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 자산성장률, 그리고 주주환원율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주주들이 합리적으로 추정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JB금융 주식의 낮은 시장 밸류에이션을 활용한 자사주매입소각 대비 대출자산 성장의 수익성 비교 등 주주가치 관점에서의 자본배치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평했다.
무엇보다 얼라인은 “2022년 말 CET1비율(11.4%)과 목표 CET1비율(13%)간의 괴리가 큰 가운데 위험가중자산 성장률도 향후 3년간 매년 현행 (7~8%)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타 은행지주(4~5%) 대비 훨씬 높게 계획하고 있다”며 “얼라인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가정에 따라 다르나 향후 5년 평균 예상 주주환원율은 30%대 초반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얼라인은 앞서 지난달 7대 금융그룹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해 CET1비율이 13%에 도달할 때까지 매년 순이익의 일부를 꾸준히 적립하되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전액 주주환원에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본배치정책과,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해 순이익의 50% 이상 주주환원하는 중기 주주환원정책의 도입을 제안했다.
얼라인은 “최고경영자(CEO) 궐위로 오는 1분기 실적발표 시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기로 한 BNK 금융지주와, 이번에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제안을 하게 된 JB금융지주를 제외한 5개 상장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DGB)는 모두 각 사의 경영상황을 고려하되 얼라인파트너스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이들 6개 은행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