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가장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특성상, 금리 인상기에는 부실 위험이 커지는 만큼 인터넷은행의 위험관리 부담 역시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인터넷은행 로고. /각 사 제공

1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작년 3분기 말 전체 여신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13.6%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개인사업자 비중이 10%를 넘긴 것이다.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서비스 시작 9개월 만에 9680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놓은 케이뱅크의 대출 잔액은 4개월 만에 30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11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작한 이후 한 달 동안 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가계대출만으로는 수익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소비자에게 더 나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인터넷은행의 기업금융을 장려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1월 한시로 예대율(예금과 대출의 비율) 규제 완화 조처를 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줄이는 시중은행과는 대비된다. 전날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달 취급한 개인사업자 총대출 잔액은 314조0840억원이다. 이는 전월(314조7500억원) 대비 6660억원 줄어든 수치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 11월 말에도 10월말(314조8080억원)보다 570억원 감소하는 등 세달 연속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은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 위힘이 커질 것을 우려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가 치솟자 부실위험이 커졌다. 채권시장이 경색돼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축소를 요청하면서 시중은행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것 또한 은행의 대출 축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터넷은행들도 대출 확대에 따른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지난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는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7%로 1년 새 0.29%포인트(p)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0.76%로 전년 대비 0.27%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36%로 전년 대비 0.15%p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연체율은 0.30%,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3%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비율 달성을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늘려왔다”며 “현재 대손충당금으로 늘리고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