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간병인 매칭을 돕거나 상속세 마련에 초점을 맞춘 종신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고령층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50대 이상 인구가 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달부터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 요양과 간병인 매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교보생명 앱 이용자들에게 좋은 간병인을 구하는 요령을 알려주고 프리미엄 간병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2% 간병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교보생명은 간병 서비스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치매 예방과 맞춤 여행 등 고령층을 위한 전문 헬스케어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고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보험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돌봄케어콜, 병원 에스코트, 가사도우미, 건강관리물품 지원 서비스를 생활 질환과 치료에 결합해 보장받을 수 있는 ‘참좋은 시니어 헬스케어보장보험’를 출시했다.
기존 당뇨 진단보장 상품은 일회성 보장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이 상품은 당뇨병의 실제 치료 행태를 반영한 담보가 들어갔다. 매년 12만원 한도로 약물 치료비 또는 돌봄 케어콜 서비스를 선택해 지속적인 당뇨 치료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세대별 보험 상품 가입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의 연령대별 연평균 신계약 건수 증가율은 ▲60세 이상 19.8% ▲50대 5.6% ▲40대 -3.3% ▲30세 미만 -5.5% ▲30대 -7.2% 등 순서로 조사됐다.
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하는 장기 보험 상품이 젊은 층으로 갈수록 외면을 받는 상황이지만, 50대 이후 고령층에서는 오히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주력 고객이 된 고령층을 잡기 위해 다양한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최근 내놓는 특화 상품은 단순히 고령층 본인의 치료나 생활 보장을 받는 등에만 머물지 않고 자녀와 후손을 위한 상속세 마련 등 더욱 다양한 용도로 진화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더(The) 특별한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 2202′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40세의 가입자가 20년 계약으로 기본형(주계약 가입금액 5000만원) 상품을 선택할 경우 매달 남성은 13만원, 여성은 11만2500원을 각각 납부한다. 주계약 사망 보장은 5년마다 증액되도록 구성된다. 또 변액종신보험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높을 경우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상품은 일반 공시이율(2%대 초반) 상품에 비해 높은 2.8%의 예정이율이 적용된다. 상품의 펀드 라인업을 모든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자산배분형, 국내외 주식, 채권 및 대체자산, 목표시점펀드(TDF)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고령층 고객만을 위한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는 보험사들도 있다. DB생명은 지난 8월 65세 이상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를 열었다.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는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 메뉴 선택 없이 5년 이상 경력의 상담원과 바로 연결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생명도 기존 고객프라자를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하면서 고령층을 위한 ‘사이버존’을 마련했다. 디지털 라운지에 상주 직원을 배치해 고객들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즉시 도움을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 친화형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순히 시력이 안 좋은 고령 이용자들을 위해 화면에 큰 글씨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보험사 최초로 고령층만을 위한 이용자 모드를 만든 점이 특징이다.
이 서비스의 ‘큰 글씨 모드’는 한 화면에 한 가지 기능만 적용해 큰 글씨와 충분한 여백을 제공한다. 또 대화형 메시지 기능도 적용해 고령층 이용자들이 한층 쉽게 원하는 서비스를 상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삼성화재 앱 또는 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왼쪽 상단 ‘큰 글씨’ 버튼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