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에 도전하는 내·외부 인사가 최대 19명에 달하는 BNK금융지주가 다음 주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할 예정이다. BNK금융 이사회가 최근 외부 인사도 회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13일 차기 회장 1차 후보를 확정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경영계획 발표·면접 등 검증 과정을 거쳐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하게 된다. 이후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BNK금융그룹 제공

BNK금융 회장 후보군은 그룹 계열사 대표 9명과 외부 자문기관이 추천한 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내부 후보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 9명이 있다.

여기에 BNK금융지주가 선정한 외부 자문기관 2곳은 각각 5명 이내로 외부 인사 중 회장 후보를 추천한다. 외부 자문 기관들이 각각 추천 후보 리스트를 제출하기 때문에 일부 중복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회장 후보군은 19명 이내가 된다.

관건은 차기 회장과 관련해 외부 인사가 재기용 될지, 내부 인사가 승계에 성공할 지다. 내부 후보군에 포함된 안감찬 은행장과 이두호 대표는 김지완 전(前) 회장 시절부터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에선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사를 비롯해 윤석열 정권을 지지한 금융권 ‘올드 보이’ 인사들,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등 기존 BNK금융 출신 인사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BNK금융 차기 회장은 임추위 소속 사외이사 6명의 손에 달려있다.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허진호 변호사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태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 ▲박우신 전 롯데케미칼 상무 ▲김수희 변호사 등이다. 롱리스트는 규정에 따라 정해지지만, 숏리스트를 추리고 최종 후보를 정하는 과정은 임추위원들의 몫이다.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 /뉴스1

지난 2018년 BNK금융은 CEO 후보자 추천 및 경영승계 규정 개정을 통해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내부 승계로 회장직을 선임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 국정감사 당시 BNK금융의 이런 선임 방식을 두고 여권에서 폐쇄적이란 비판이 나오자, 이사회는 외부 인사도 조건 없이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도록 CEO 경영승계 규정 일부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선 이를 두고 정권 차원의 외풍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규정 개정이 친정권 인사가 내려올 길을 열어둔 조치라는 것이다. 당초 김 전 회장이 임기 5개월을 앞두고 조기 사퇴를 결정하게 된 것 역시 국감에서 자녀 특혜 의혹이 제기된 후 금융감독원 조사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결정이었다.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사장을 지낸 김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경제 고문을 지냈다.

한편, BNK부산은행 노조는 임추위가 열리기 하루 전인 12일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노조는 본인들의 의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외부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출근 저지 등 더 강경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