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도시스마트팜 단지에서 만난 전정욱 도시농사꾼 대표는 BEF의 지원을 통해 도시농사꾼의 목표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고 밝혔다.
BEF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기술보증기금, 부산도시공사, 부산항만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9개 공공기관이 부산의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기금이다. 지난 5년간 51억7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부산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과 경영컨설팅, 인재육성, 판로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BEF의 대표적인 지원 기업인 도시농사꾼은 농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지능화된 농업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 기업이다. 중고 국제표준(ISO) 냉동 컨테이너를 개조해 생산시설인 ‘큐브팜’을 제조하고 9평 남짓한 공간에서 저온성 표고버섯 은화고와 엽채류 등을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 기업 중 생산, 제조, 유통까지 모두 하는 곳은 도시농사꾼이 유일하다.
기술력까지 갖춘 도시농사꾼은 최근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상하농원에 스마트팜 플랫폼을 운영하게 됐다. 또 안동 대마 특구에도 도시농사꾼의 스마트팜 플랫폼이 적용된다. 전 대표는 “스타트업인 만큼 초기에 연구나 판로 개척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며 “BEF 지원 등 기관을 만나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시농사꾼은 스마트팜을 통해 로컬푸드 문화를 확산하고 도시 재생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현영섭 도시농사꾼 전무는 “농업은 농촌에서 이뤄지고 소비자는 대부분 도시에 있어 간격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도심 속 스마트팜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물류비도 절감할 수 있으며, 농업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전무는 “스마트팜을 통해 도시 재생이 이뤄질 수 있고, 일자리 창출과 창업 등에 접목되면 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농사꾼은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최근 캠코가 유휴 국유부지를 저렴하게 임대하고 BEF 지원을 받아 개관한 부산 남구 감만동 ‘스마트팜 5호점‘은 인근 청년을 채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또 부산 장애인복지관과 협약을 맺고 장애인에게 농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 대표는 “민간 사유지에서 스마트팜을 시도했는데 유지 비용이 높았지만, BEF 지원과 캠코의 국유 유휴부지 활용이 큰 도움이 됐다”며 “스마트팜 5호점을 구축한 뒤 가까운 곳에 사는 청년 채용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시농사꾼은 장애인들의 취업이 대부분 커피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에게 농업 교육을 진행해 직업 선택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농사꾼은 올해 BEF가 처음으로 실시하는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의 대상으로도 선정됐다. BEF로부터 4000만원을 지원 받은 도시농사꾼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K-스마트팜’으로 농업 한류를 전파할 예정이다. 현 전무는 “해외 진출에서 적절한 시점에 BEF의 지원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UAE의 경우 조인트벤처(JV) 설립 협약까지 진행이 됐다”고 말했다.
도시농사꾼은 BEF의 지원이 부산 지역의 스타트업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 전무는 “BEF가 스타트업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며 “BEF의 역할이 큰 만큼 지속적으로 지원 사업이 유지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