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제9대 금융위원장에 올랐다.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사상 첫 금융위원장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김 후보자를 금융위원장으로 직권으로 임명했다. 지난달 7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35일 만에 금융위원장으로 정식 임명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금융위원장이 됐다. 올해 하반기 국회 원(院) 구성이 지연되며 2차 인사청문회 기한인 10일이 지나면서 윤 대통령이 직권으로 금융위원장을 임명했다. 새 정부 들어서는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에 이어 4번째로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다.

대통령실은 최근 챙겨야 할 경제 현안이 산적해 금융위원장의 공석이 장기화되는 데 대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인사검증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김 위원장을 직권 임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958년생으로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9년 6월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은 우선 ‘퍼펙트스톰(복합적 위기)’의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경제 상황을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내소비자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환율 역시 1300원대로 치솟으며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도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7월 한국은행 역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금융취약계층 보호도 김 위원장의 과제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약해진 차주들에게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부실화를 막아야 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비은행 고금리 대출을 7% 이하 금리로 갈아타도록 한 대환대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장기적으로는 금융산업의 혁신 추구라는 과제도 추진해야 한다. 대표적인 규제 혁신 과제는 금융산업의 환경 변화에 맞춰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 등 규제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달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산업도 역동적 경제의 한 축을 이뤄 독자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를 과감히 쇄신하겠다”며 “특히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지속 지원하고,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법제 개편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