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단이 올해 연말이 되면 8%대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8%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금리가 3.600∼4.978%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금리 상단이 2.161%포인트나 치솟은 것이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1.818%포인트나 상승한 데 기인한다.
이미 상단이 7%대에 오른 대출 금리는 올해 말이 되면 8%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高)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각국의 통화 긴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한 1.00%포인트 올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올해 말 기준금리는 최소 2.75%로 전망된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한국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기준금리가 올해 말 2.75%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JP모건은 한은의 7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상승)을 예상하며 연말 기준금리를 3.00%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상승은 결국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올해 말 대출금리 상단은 8%를 가뿐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대출 금리가 예상대로 상승한다면, 14년 만에 처음으로 대출 금리가 8%대에 오르는 것이다. 2008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7∼8%대였고, 일부 은행의 금리는 일시적으로 9%를 넘기도 했다.
금리 상승은 결국 대출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시장금리가 이에 반응한다면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면서 “우대금리 등이 적용되며 실제로 대출금리 상단으로 대출을 받는 이들은 거의 없겠지만, 현재보다 금리가 올라가는 만큼 변동금리 차주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