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가상자산 금융기관 셀시우스에서 ‘인출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중단 결정에 돈이 묶인 소비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하지만 마땅히 호소할 곳도 없는 게 현실이다.
비록 이번 사태는 해외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국내에서도 언제든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이를 처벌한 사법 제도 또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바이낸스와 셀시우스 에서 인출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바이낸스에서는 비트코인 인출이 한동안 중지됐다. 바이낸스 측은 “사소한 하드웨어 오류”라고 해명했다. 이후 3시간 동안의 복구 작업 후 영업은 재개된 상태다. 바이낸스를 이용하는 총 회원의 수는 약 900만명 정도이며 일일 거래 금액은 약 98조2452억원이다.
같은 날 셀시우스는 최근 가상화폐 폭락 사태로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출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날 셀시우스는 트위터를 통해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해 지금부터 셀시우스에서 모든 계좌의 인출과 교환, 송금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셀시우스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하자, 자신이 맡겨두었던 가상자산을 찾아가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대규모 인출을 소화할 수 없었던 셀시우스는 인출을 중단시켰다.
비트코인은 15일 기준 평균 2만1090.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전(3만1280.70달러)과 비교했을 때 약 30% 이상 폭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이더리움(ETH)은 현재 1142.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2만달러 선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그 가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출 중단 결정이 투자자들에겐 미리 공지가 안 된 점이다. 투자자와 이용자들은 이들 기관이 인출 중단을 선언하고 나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가상자산 거래소 및 코인 기관의 일방적인 인출 중단 선언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다. 거래소 및 기관들은 일명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약속하진 않았다. 이에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산업 발전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만일 증권사들이 인출 중단 선언을 했다면 법적 처벌 대상”이라며 “코인 거래소들은 이런 사태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몇몇 가상자산 기관들은 인출을 중단하지 않으면 뱅크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런 경우는 뱅크런 사태를 당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사태 방지를 위해 민간-기관 등이 협동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영진을 처벌하는 방안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기 전에 거래소, 정부, 기관 등이 힘을 합쳐 이 같은 사태 방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