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고령화로 대한민국이 늙어가면서 경로당 보험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기도 이천시·의정부시·파주시, 경북 김천시 등 전국 18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관내 경로당의 일괄 보험 가입을 시행했거나 추진 중이다.

지난해 관내 경로당 보험 가입을 지원한 기초자치단체는 21개로,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에는 작년 수치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로당 보험은 민간 손해보험사의 재산종합보험(책임배상보험·화재보험)에 가입하는 형태다.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사업 발주를 하면, 보험사들이 입찰해 수주한다.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은 경로당 안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대인보상 최대 1인당 수억원, 대물보상 1사고당 최대 수억원, 구내 치료비 최대 수백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경로당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책임배상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경로당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안전에 취약했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이에 고령인구가 많은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화재 피해까지 보상하는 재산종합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달 2일 강원 인제군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모여 손을 흔들고 있다. 인제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던 경로당 88곳의 운영을 재개했다./연합뉴스

앞으로 고령인구 증가로 경로당 보험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전국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기준 81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0.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노인회 등에 따르면 2016년만 해도 전국의 경로당 숫자는 6만여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7만여개로 증가했다.

최근 경로당은 단순한 휴식공간에서 일자리·문화·복지를 아우르는 어르신 공동체 활동의 거점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는 어르신 숫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하거나 증축하는 공사가 활발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도 단순히 경로당에 대한 종합보험 제공을 넘어 헬스케어 등 신사업과 연관해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