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를 포함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표들은 최근 ‘루나 쇼크’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표들이 루나 사태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석우 업비트 대표, 허백영 빗썸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등 참석자들이 경청하는 모습. /연합뉴스

24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점검’ 당정 간담회가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및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해당 간담회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비롯한 허백영 빗썸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등 8개 가상화폐 거래소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표들이 최근 루나 사태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테라-루나 사태 관련해 거래소들이 수백억원대 차익을 올리고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이번 루나 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면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거래소로서 모든 투자자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 자산기본법에 대해선 가상자산 거래 형태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가상자산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며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이번 루나 사태로 약 4000억원 정도의 수수료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앞으로 디지털 자산 관련 법이 논의될 때 거래 형태에 대해서도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업계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고팍스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장 경보 제도’를 지난해 8월 21일부터 운영 중이다”라고 했다. 시장 경보 제도란 시장 변동성이 심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투자자들에게 경보를 알리는 시스템을 뜻한다.

이 대표는 “이에 따라 루나를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난 9일 지정을 했고, 13일엔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라며 “다만 많은 분들이 보실 때엔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시장 경보 제도를 증권사 수준으로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며 “대응이 늦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내외부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받아서 (루나) 거래 지원 종료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래를 통해 얻었던 이익으로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정부 및 유관기관들은 업권법 외에 시행령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입법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시행령을 통해 급한 불을 끄자는 의견이다. 또한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간담회를 개최할 전망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장은 “자세한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지방선거 이후쯤으로 생각 중이다”라며 “앞으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 간담회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