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이 카카오뱅크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 비중을 크게 늘리고, 신용대출 비중은 낮춰가는 게 목표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한 서비스도 긍정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3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올해 1분기 경영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시장 후발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 출시한 비대면 주담대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춰 공급을 늘리는 한편,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등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1분기 영업이익 884억원… 분기 최대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실적 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업계에서는 금리 정책 등 국내외 시장 환경의 변화 속 금융업 후발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실적 추이와 대응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 이자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로 은행권 수익이 전반적으로 늘 것이란 기대와 대출 수요 감소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한 668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8% 증가한 8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이자수익은 26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2.22% 수준이다. 이자 부문에서는 고신용대출 중단에 따른 고신용 대출이 감소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증가한 영향이다.
영업이익과 달리 당기순이익은 분기 최대치를 기록하진 못했다. 지난해까지는 이월결손금으로 인해 유효법인세율이 한계세율보다 낮았는데, 이월결손금이 전액 소진되면서 올해부터는 정상 수준의 유효법인세율이 적용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수신 잔액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여신 잔액은 1분기에 1037억원 늘어 25조9651억원이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3조153억원이 늘어 33조414억원으로 확대됐다. 연계대출은 1분기에 4520억원의 대출이 실행됐다. 누적 취급액은 4조6000억원이다.
지난 2018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먼저 내놨던 카카오뱅크는 올해 처음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처음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아파트 등 주택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중 주택담보대출 가능 지역을 확장하고,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및 수신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 “가상자산 서비스·소호 대출 확대 검토”
최근 시장에서 카카오뱅크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공급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는데,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
윤 대표는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와 제휴에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고객들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의 하나로 투자하고 관리하고 있다”면서 “고객의 주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만큼, 가상자산을 어떻게 서비스나 비즈니스 형태로 제공할 수 있을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제휴 협업 통해 고객의 서비스 경험을 확대하고 있고, (가상자산 거래소도) 이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르면 6~7월 중 코인원에 카카오뱅크 실명계좌 연동될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시점 등 서비스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 방안 검토도 고객 유입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쟁사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업비트와 실명 계좌 제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올렸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플랫폼 수익은 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었다. 세부적으로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의 경우 신규 제휴 증권사 추가 및 대형 기업공개(IPO) 영향으로 1분기 중 70만좌가 개설됐다. 이는 분기 최다 기록이다. 이에 따라 개설 증권계좌는 누적 590만좌를 기록했다. 1분기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어 477억원이다. 체크카드 결제 규모와 해외 송금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26% 증가했다. 제휴 신용카드 발급은 1분기까지 누적 41만5000장이 이뤄졌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에 개인사업자 대출과 수신 상품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올해 4분기부터 개인사업자 수신과 대출 상품을 출시해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개인자금과 사업자금을 구분해 관리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