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은행들이 잇달아 내놓는 고금리 적금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최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가입 전 조건들을 세세하게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이은현

◇ 주요 시중은행 연 4~5% 적금 상품 출시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최고 연 6% 금리의 ‘네이버페이×JB적금’을 출시했다. 기본 금리는 연 3%로, 네이버페이에 전북은행 수시입출금 계좌를 연결한 후 해당 계좌를 이용해 포인트 충전이나 계좌 간편결제를 쓴 이력이 있다면 3%포인트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월 가입금은 최대 20만원까지, 가입 기간은 6개월로 지난 8일부터 선착순 10만명을 받는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최대 4~5%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 최대 4.4%를 주는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을 판매하고 있는데, 기본 이자율 1.4%에 4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3.0%를 우대한다. 한 달에 최대 50만원까지 넣을 수 있으며,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다. 또 다른 금리 3.0%의 상품인 ‘알.쏠’ 적금은 월 300만원 한도로 36개월까지 저축할 수 있다.

국민은행도 3~4%대의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와 함께 선보인 ‘KB쿠폰북적금 위드(with) 요기요’는 최고금리 연 4.0%로, 최대 3만원 이상의 요기요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매달 30만원씩 6개월까지 입금 가능하다. 1년 만기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하는 KB마이핏적금은 만 18~38세 개인에 한해 1년간 매달 1000원에서 5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다.

◇ 최고 금리 높지만 조건 깐깐… 미끼상품 지적도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조건을 자세히 따져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만기가 짧거나 월 최대 납입 한도가 적다면, 실질적인 이자 혜택은 얼마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주로 우대금리 조건에 첫 고객이 있는 데다가 급여 이체 통장 변경, 카드 개설과 같은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어 일각에선 ‘미끼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정다운

우리은행이 판매 중인 ‘우리SUPER주거래적금’의 최고 금리는 연 3.65%다. 월 50만원씩 최대 36개월까지 입금 가능하다. 그러나 첫 거래 고객이어야 1.0%포인트(p)를 높일 수 있다. 또 급여이체 또는 연금이체 실적, 공과금 자동이체를 지정해야 0.5%p를 우대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를 만들어 결제계좌를 우리은행으로 지정해야 하는 조건도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적금 상품 중 가장 최대 금리가 높은 신한은행의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도 마찬가지다. 예금 신규 직전 1년간 신한은행 정기예금, 정기적금, 주택청약 상품이 없었던 고객 등 여러 우대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최고 연 3.0%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3.5%의 KB마이핏적금도 KB마이핏통장과 연계해 정기적인 수입·지출이 발생한 고객, 오픈뱅킹 등록 및 첫 거래 고객, 군에서 전역한 고객에게 우대이율이 적용된다.

고금리 적금 중엔 일반적으로 가입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품도 있다. KB국민은행의 반려동물 테마 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은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60%다. 다만 적금 만기일 전전달 말일까지 ‘반려동물 애정 활동(산책, 양치, 몸무게 체크 등) 실천’을 10회 이상 등록하고, ‘Liiv M 반려행복 LTE 요금제’를 개통해야 하는 등의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달성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벤트성 상품도 많다. 하나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한 날 만들 수 있는 최고 연 5.0% ‘내집마련 더블업(Double-Up)’ 적금을 선보였다. 당초 5.50%였지만, 5만좌 한도로 주는 연 3.30%의 이벤트 특별금리가 종료된 상태다. KB국민은행의 ‘KB쿠폰북적금 위드 요기요’ 역시 기본이율은 1.4%에 불과하고, 오는 24일까지 2주간만 판매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대 금리 숫자도 좋지만,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조건을 세세하게 따져봐야 한다”면서 “기준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글로벌 경기 전망에 따라 변동할 수 있어 만기가 1년 내외인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