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BNK‧DG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과 협력하고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성장 정체가 예상되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지방은행의 뒤를 쫓고 있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모습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최고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X JB적금'을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지난해 7월 전북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이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후 내놓은 첫 협업 사례다. 네이버페이 이용자가 사용 계좌를 전북은행의 수시입출금 계좌와 연동한 뒤, 포인트 충전이나 계좌 간편결제를 사용해 해당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광주은행도 지난달 핀테크 기업 핀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협약을 맺고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Thin Filer)' 전용 대출 및 신용카드 상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들을 공략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 18일 개최한 2분기 경영전략회의에는 카카오 임원이 초청돼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기도 했다.
DGB대구은행은 핀테크 업체의 대출비교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엔 비대면 담보대출 비교 플랫폼인 담비, 뱅크몰 등을 통해 '무방문 전세자금대출' 한시 특판을 진행하고 있다. BNK경남은행 역시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디지털 금융서비스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방은행들이 핀테크 기업과 잇달아 협력하는 이유는 미래 고객인 젊은 세대를 끌어오기 위함이다. 수도권 외 지방에 사는 젊은 세대가 줄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 이용 비중이 높은 2030 세대 이용자를 유입시킬 기회인 셈이다. 애플리케이션(앱) 통계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네이버페이 결제자 중 20대와 30대의 비중은 5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업체 입장에서도 기존 금융권과 협력 강화를 통해 금융산업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양측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방은행이 핀테크·빅테크와의 협력과 제휴를 강화해 부족한 디지털경쟁력을 보완하고, 영업과 마케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은행은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역 대학인 신라대와 함께 약 6억5000만원 규모의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 '신나는 신라머니'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엔 여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나뉘어 있던 금융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했다.
BNK경남은행도 인공지능(AI) 광학문자인식(OCR)을 활용한 신용 및 담보 평가 통합관리 체계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하는 등 올해를 '디지털뱅크 전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필요하지만, 최근 성장성과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낮아진 건 사실"이라면서 "핀테크 기업과 협력을 통해 미래 고객층을 유입시키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