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시행됐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조치가 해제되고 국제선이 증편되는 등 하늘길이 열리자, 은행권도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을 정비에 나섰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잇따라 여행용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리는 한편, 여행사·면세점 제휴 및 외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영을 중단했던 국내 외환송금센터의 문을 오는 24일부터 다시 열 예정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전국 외환송금센터 8곳 중 2곳(경기 안산 원곡동과 김해)만 축소 운영해왔는데, 나머지 6개 센터(서울 쌍림동, 경기 광주, 의정부, 화성 평택, 김포)문을 다시 열고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여행 관련 수신 상품과 환전 서비스 관련 이벤트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전 수요가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외화예금과 환전 등 외환 상품과 서비스 관련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라고 말했다. 그는 “면세점, 여행사들과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향후 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관련 수신 상품도 내놨다. 신한은행은 ‘언젠가 떠날 그날을 위해’라는 홍보문구를 앞세워 해외여행에 필요한 외화 현찰을 미화 1달러부터 모을 수 있는 USD전용 자유적립식 외화 적금 ‘썸데이(Someday)외화 적금’ 상품을 내놨다.
KB국민은행은 “든든하게 준비해서 두둑하게 여행가자!”는 의미를 담은 ‘KB두근두근외화적금’상품을 출시했다. 미화(USD) 1달러에서 최대 1만달러까지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는 상품으로, 총 3회까지 수시 출금이 가능해 만기 전에도 적립한 여행자금을 쓸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올해 초 ‘NH환테크 외화회전예금Ⅰ·Ⅱ’를 출시했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와 함께 여행 자금 마련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하에 선제적으로 관련 수신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여행용 예·적금 금리도 올리는 추세다. 여행용 예·적금은 여행비를 마련하는 동시에 비용을 줄여주는 수신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여행 적금’ 상품의 금리를 기존 최고 2.95%(12개월)에서 오는 29일부터 연 3.2%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하나투어와 제휴를 통해 내놓은 여행용 적금 상품으로 매월 1만원~100만원 이하로 모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여행업체 노랑풍선과 제휴해 출시한 ‘KB두근두근 여행적금’의 금리를 지난 18일 0.4%p 인상했다. 6개월 만기 기준 최고 금리는 이날 2.75%다.
모바일 앱 기반 외환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DGB대구은행은 IM뱅크 앱을 통해 간편하게 외화를 보관하고 실시간 환전, 희망환율 환전 등의 다양한 편의성을 갖춘 ‘외화 E-지갑’ 서비스를 출시했다. 실시간 환전 기능과 고객이 신청한 희망 환율에 도달하면 자동 환전되고, 원하는 날, 원하는 영업점에서 외화 수령 및 재환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간 제한 없이 1만 달러까지 외화를 보관할 수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의 ‘외화머니박스’, 신한은행 ‘쏠편한환전’, 우리은행 ‘환전주머니’, 하나은행 ‘환전지갑’ 등 각 은행은 24시간 간편 환전 서비스를 잇달아 내놨다. 모두 90% 환율 우대가 적용된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유럽권 여행보다 동남아시아 지역 여행 수요가 먼저 늘어나면서 외화 예·적금 수요가 가파르게 느는 분위기는 아니나, 환전 수요 증가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면서 “2년 넘도록 자제됐던 해외여행이 활성화하면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사들의 여행 관련 상품과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업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