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세 속에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금융 소비자들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옛 P2P)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더불어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시행 등 정부가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온투업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온투업계 누적 대출규모가 공식업체 출범 이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펀딩이 제공하는 온투업 정보제공서비스 ‘온투NOW’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42개 온투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20조59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조7461억원과 비교하면 8493억원(8.7%)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손민균

같은 기간 대출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2199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잔액은 등록업체의 증가에도 지난해 6월 1조2727억원에서 12월 1조900억원까지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매달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는 1조2199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하며 온투업 대출을 찾는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온투업 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엔 중·저신용자가 있다. 온투업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5~20%, 주택담보대출은 연 7~10% 수준이다. 제1금융권보단 금리가 높지만, 저축은행·카드론 등 제2금융권과는 비슷하거나 낮다.

온투업 관계자는 “제1금융권에선 돈을 빌리지 못하나, 20% 안팎의 제2금융권 대출은 받기 부담스러운 분들이 찾아주고 있다”면서 “아직 DSR 규제를 받지 않아 기존 대출이 있더라도 신용도와 소득 수준에 따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이은현

업계에선 온투업사가 빠르게 늘어난 데다가 올해 제도권에 들어가면서 이미지 개선이 이뤄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테라핀테크, 하이펀딩 등 P2P 2개사를 온투업자로 등록하면서 금융 당국에 등록을 마친 P2P 업체는 총 44개가 됐다. 온투업자로 등록한 P2P 업체는 온투법에 따라 등록요건, 영업행위 규제, 투자금의 예치기관 보관 의무 등을 적용받게 된다.

대출 수요 증가에 온투업계는 상품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부동산권리보험(권원보험) 가입이다. 권원보험이란 아파트담보채권의 권리에 미보고된 선순위 대출, 사기 의심 증후 등 예상치 못한 권리 이슈가 발생하면 해당 아파트담보채권투자(아담투) 상품의 투자 원금을 보전해주는 보험 상품이다.

온투업체들은 이달 들어 잇달아 권원보험에 가입하며 주택담보대출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투게더펀딩과 피플펀드는 최근 손해보험회사인 삼성화재의 권원보험에 가입했고, 데일리펀딩은 외국계 업체인 퍼스트아메리칸권원보험(FATIC)과 계약을 체결했다.